[뉴스토마토 양지윤·곽보연기자]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는 ‘윈윈(Win-Win)’이 아니라 ‘루즈루즈(Lose-Lose)’ 정책이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9월 회장단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의 기본 정신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는 공감하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에서 촉발된 경제민주화 논의가 금산분리와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개혁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진 것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재벌개혁 논의를 마무리하고, 당에 정책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관련 법안 도입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재계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점점 높였다.
이 전무는 이에 대해 “경제민주화의 기본은 어려운 계층을 도와줘서 잘 되도록 하게 하는 것”이라며 “누구(특정 재벌기업)를 규제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회장단은 지난달 경제 5단체가 중심이 돼 구성한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워 위기 극복에 나서기로 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의 동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전무는 “경제살리기특위가 기업경영 여건 개선의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며 “이를 위해 기업도 최선을 다할 테니 정부도 적극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와 고용을 유지해 달라는 정부 요청에 일정 부분 화답하는 동시에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내세우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와의 일문일답이다.
-경제민주화에 대해 회장단의 언급 없었나.
▲안건이 많았다. 위기, 특위, 사회공헌 등 내용이 많아서 디테일한 논의는 안됐다.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기엔 시간이 모자랐다. 올 추석 때 재래시장 상품권을 1768억원 규모로 구매했다. 작년 884억원과 비교하면 2배 규모다. 회장단이 이런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싶어한다. 소비자들이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더 많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 관련해서 오늘 전경련이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금산분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데 이와 관련해 회장단 회의에서 논의된 바는 없나.
▲아직 회장들이 신문을 안 봤는지, 금산분리 등 관련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경제민주화 방법론에 있어 문제를 제기했다. 재벌개혁에 초점을 맞춘 정치권의 논의가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경제민주화 헌법 조항을 보면 안정, 성장, 적정 분배, 경제주체 간의 조화가 있다. 우리는 이에 반대하지 않는다. 궁극적인 목적은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누구(특정기업)를 규제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계층을 도와줘서 해결하는 것이다. 새누리 정책은 윈윈 정책이 아니라 루즈루즈 정책이라서 기본 정신에 대해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는 공감하지 못한다.
-전반적으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 회장단이 동의하던가.
▲전체적으로 회장들이 해외출장을 많이 다녀와선지 얘기가 나오더라. 오늘 APEC 정상회의와 다른 해외출장에 다녀온 회장들이 있었다. 생각보다 해외 경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했다. 해운, 조선, 철강, 유통, 건설이 어렵다는 부분에 대해선 다들 공감하고 있었다.
-경제살리기특위 향후 일정은.
▲1차 회의는 10월에 있을 것이다.
-경제살리기 특위가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적절한 시기에 주체들이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본다. 10월 회의는 자체적으로 5단체가 할 것이다. 대체 회의는 추석 전에 열릴 것이고, 실무회의가 몇 번 더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