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소비자물가가 1%대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석 장바구니 물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 속에 팍팍한 가계 살림은 물론, 올 추석은 폭염과 태풍 등의 피해로 신선식품을 포함한 주요 제수용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돼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전국 6개 도시 전통시장 8곳에서 과일·나물 등 차례용품 29개 품목 가격을 점검한 결과, 4인 가족 기준으로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은 20만5610원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 4160원(2.1%)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국물가협회는 올 여름 폭염과 태풍으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으며 공산품 가격 인상까지 겹쳐 차례상 준비 비용이 다소 올랐다고 분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실시한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 조사 결과를 보면, 추석 19일 전 기준 차례상 구입비용은 전통시장이 평균 18만5000원, 대형유통업체가 25만800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는 전통시장이 1.9%(3699원), 대형유통업체가 0.5%(1409원) 소폭 하락한 수준이나지만, 차례상 주요 품목인 나물류와 과일류 등은 여전히 가격이 높은 수준이다. 또, 추석이 임박하면 가격대가 급격히 오를 가능성도 남아있다.
실제로 aT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송편을 만드는 주재료인 쌀은 전통시장에서 작년보다 3.9% 오른 4449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깨는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에서 작년보다 각각 12.8%, 13.6% 올랐다.
나물류인 시금치와 고사리도 전통시장에서 작년보다 각각 2.9%, 17.3% 상승했다. 대형유통업체에서는 각각 전년대비 19.0%, 2.9% 증가했다.
과일류인 대추와 밤은 전통시장에서 작년보다 각각 35.7%, 11.1%, 대형유통업체에서는 35.0%, 37.9% 상승했다.
때문에 차례상을 준비하는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신모씨(29)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물가가 높다"며 "가뜩이나 얇아진 지갑에 알뜰 장보기는 커녕 얼마나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준엽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대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4%대 높은 물가 수준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율은 낮게 보이지만 지수상으로는 높아 실제 물가 수준 자체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준엽 연구위원은 "특히 가계 입장에서 느끼는 체감 물가는 더욱 높을 것"이라며 "가계부채 문제와 소비심리가 안 좋은 상황에서 추석처럼 돈이 나갈 수 밖에 없는 시기에는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