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금융감독원이 중소법인 대출에 소극적이라며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은 할만큼 하고 있다며 대립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은행들의 중소법인 대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조2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14일 시중은행들의 중소법인 자금공급 현황을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 은행들의 중소법인 자금공급 규모는 각각 9000억원, 7000억원, 1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금감원의 이같은 주장은 억울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의 자료와 실제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고, 금감원 자료의 기준도 애매하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자료를 보면 신한은행이 중소법인 자금공급을 가장 큰 폭으로 줄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지원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 자료는 신규대출 기준이 아니라 잔액기준"이라며 "잔액의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지 신규자금 공급이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원을 덜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8월에는 중소기업 자금지원이 많이 늘었다"며 "금감원 자료에는 빠져있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 7월 말을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5200억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기는 하지만 은행의 대출자제에 따른 감소가 아닌 법제개편에 따른 대기업으로의 분류와 경기불황에 기인한 것"이라며 "실제 월별 순신규 금액은 전월대비 오히려 증가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법인들의 체감경기지수(BSI)가 악화되고 있고 은행에서 자금지원을 잘 해주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중소제조업체이나 비제조업을 영위하는 중소법인에 대한 이야기"라며 "중소법인 대출이 현황 알아보기 위해 개인사업자대출을 분리해서 봤기 때문에 은행 자료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채권 재분류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든 것처럼 나왔다는 은행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출잔액 증감과 대출채권 재분류를 더해서 자료를 산정했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금감원이 중소법인 자금공급과 관련해 은행의 중소기업 담당 임원을 소집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해 "아직까지 그렇게 할 계획은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중소기업 자금지원과 관련해 권혁세 금감원장은 최근 "은행권에 중소기업 대출이 차질없이 집행되도록 독려하겠다"며 "은행별 대출목표를 세워 부진한 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실시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