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노조 반대로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 차질

입력 : 2012-09-19 오후 5:35:29
[뉴스토마토 정경진·김용훈기자] 싱가포르에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증권(003450)이 노동조합 반대에 부딪혀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헤지펀드 운용을 위해 연내 개소를 목표로 싱가포르에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아이엠투자증권(전 솔로몬투자증권) 출신 글로벌프랍트레이딩(GPT)팀 4명을 영입했다.
 
 
이어 아이엠투자증권 GPT를 총괄한 김홍식 전무를 싱가포르 현지법인 개설준비위원장(전무급)으로 발령냈다.
 
 
헤지펀드 전문가인 김 전무는 국내외 금융기관을 거친 후 2006년 싱가포르 현지에 헤지펀드회사를 직접 설립한 경력이 있다.
 
 
현대증권은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만들어 본격적인 헤지펀드 운용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 헤지펀드사인 퍼멀과의 제휴를 통해 재간접 헤지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여의도 현대증권 본사 1층 로비에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이유(?) 쥐도 새도 모르지만 노조는 알고 있다’는 제목의 구호를 걸었다.
 
 
다만 반대 이유에 대해선 여전히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증권 노조 관계자는 “외부인사를 영입했다는 것은 반대 이유가 아니며 그래서도 안된다”며 “현재로선 그 이유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고위 관계자는 "노조 측에서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에 반대하면서도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을 비롯한 증권업계가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추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우려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현대증권의 싱가포르법인 설립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수익성 위주로 해외지점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증권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지난 1997년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개설했던 일본 도쿄지점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3월엔 동남아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설립했던 베트남 호치민사무소도 폐소했다.
 
 
도쿄지점 주요 고객은 본사와 홍콩법인에서 담당할 수 있어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 경기불황과 아시아 교두보로서의 역할 위축도 철수의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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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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