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국내 30대 그룹의 등기임원과 부장급 이하 직원들 간 연봉 격차가 평균 1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양극화는 대기업, 같은 그룹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재벌닷컴이 24일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으로 총수가 있는 자산순위 30대 그룹 소속 193개 상장사의 임직원 연봉을 조사한 결과, 등기임원(사외이사·감사 제외)의 연봉은 평균 8억4000만원, 부장급 이하 직원들은 평균 6349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과 직원들 간 평균 임금 격차는 7억7651만원이었다. 조사대상 중 연봉 격차가 가장 큰 그룹은 삼성그룹으로, 삼성 임원들은 직원들보다 무려 28.6배 많은 연봉을 받고 있었다.
롯데그룹(25.3배),
한화(000880)그룹(24.7배),
SK(003600)그룹(22.9배), 현대그룹(21.8배) 등이 임원과 직원 간 20배 이상의 연봉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반면, 대림그룹(4.1배)과 웅진그룹(4.6배), 금호그룹(5.9배) 등은 격차가 6배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직원 평균연봉 8400만원..최하위 신세계 3500만원
30대 그룹 중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그룹은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005380)그룹이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10개 상장사 직원 평균 연봉은 8401만원으로, 30대 그룹 직원 평균 연봉(6349만원)보다 2052만원 더 많았다. 2위를 기록한
현대중공업(009540)그룹 직원 평균 연봉(7636만원)보다도 765만원이나 많았다.
삼성그룹은 직원 평균 연봉이 7481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고, 이어 대림그룹과 현대그룹,
두산(000150)그룹 등의 직원 평균 연봉이 6000만원을 넘었다.
반면
현대백화점(069960)그룹(3795만원)과 롯데그룹(3716만원),
신세계(004170)그룹(3529만원) 등 국내 유통 3대 그룹의 직원 평균 연봉은 4000만원에도 채 미치지 못하면서 30대 그룹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많은 현대차그룹과 가장 적은 신세계그룹 간 격차는 2.4배였다.
매출액 기준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7760만원으로 11위에 올랐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그간 직원 평균 연봉 1위는 삼성증권(2010년)과 삼성생명(2011년) 등 금융회사의 독차지였다"며 "올 들어 현대차(1위), 기아차(3위), 삼성엔지니어링(6위) 등 제조업의 임금 수준이 올라간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업의 부진으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간 등기임원 연봉도 '양극화'
30대 그룹의 사외이사와 감사를 제외한 등기임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실지급 기준)은 8억4000만원이었다. 특히 삼성그룹 등기임원(52명)의 평균 연봉은 21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그룹(14억5000만원)과 현대그룹(13억8000만원), SK그룹(11억9000만원)이 각각 등기임원 연봉 1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삼성그룹의 뒤를 이었다.
반면 웅진그룹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900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영풍그룹(2억4000만원)과 대림그룹(2억8000만원)도 연봉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그룹 간에도 등기임원의 임금 양극화가 심화됐음이 드러났다.
한편 개별 회사로는 삼성전자의 등기임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지성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이윤우 전 부회장(상임고문), 윤주화 사장 등 3명은 지난해 연봉으로 평균 109억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30대 그룹 사외이사와 감사를 제외한 등기임원과 부장급 이하 직원의 연봉현황(출처=재벌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