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경기도 과천시와 세종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공무원이 대거 빠져나간 과천시의 부동산 값은 급격히 내리고 있는 반면, 세종시는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천의 경우 가장 높은 시세를 보였던 지난 2006년 12월과 비교해 30%이상 가격이 내린 반면, 세종시는 전세물건이 동이 나 전세난마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준강남으로 불리던 '과천'..고점대비 30% 하락
지난 2000년 중반 한때 3.3㎡당 아파트 가격이 서울 강남권보다 높게 형성돼 준강남으로도 불렸던 과천은 정부부처 이전으로 인한 행정도시로서의 매력이 반감되면서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
실제 지난 2010년 8월 세종시 이전 기관이 확정된 이후 2년간 과천시 아파트 값은 평균 15% 하락했다. 특히 최근 1년간 10.22%나 내렸고, 올해 들어서만 7.01%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주택시장이 활황기를 보였던 지난 2006년 12월, 3.3㎡당 최고 3742만원까지 치솟았던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2년 8월 현재 2457만원까지 낮아졌다. 고점 대비 30%이상 내렸다.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미국발 글로벌 재정위기로 매매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시점과 비교해도 최저 수준이다. 리먼사태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아파트값을 끌어내린 2008년 12월 말에도 과천시 아파트값은 3.3㎡당 2597만원으로 2500만원 선 아래로 내려가진 않았다.
문제는 오는 11월 주요부처 이전이 본격화되면 연말에 매물이 더 늘어나면서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
과천 A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종시로 이전하는 공무원 매물이 최근 출시되고 있다"며, "하지만 주택 매수세가 없어 물건을 팔려면 싼 값에 내놓을 수 밖에 없지만 가격을 조정해도 문의전화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세종시 공무원 유입으로 호황..'전세난' 우려
반면 세종시는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전세 매물을 구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수요자가 한 둘이 아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까지 이주 예정인 공무원은 4100명 정도인데 이에 반해 입주를 시작한 첫마을 1단계 955가구, 2단계 4278가구에 불과해 전세 아파트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처럼 전세난이 심각한 가운데 전셋값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말에 입주를 시작한 한솔동 첫마을 푸르지오 109㎡는 입주 당시 전세 가격이 1억1500만원으로 조사된 후 매주 500만원~1000만원이 꾸준히 올라 현재는 1억35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3개월만에 전셋값이 2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세종시 한솔동 S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세종시에 아파트 전세는 대형 몇 가구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보면 된다"며, "전세를 구하기 위해 오는 손님에게 대기 순번을 부여하고 아파트 전세매물이 나오는 대로 바로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 워낙 전세가 귀하다 보니 아파트 전세 시세보다 500만원~1000만원을 얹어 나와도 거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