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앵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오늘 출시된 구글의 새로운 태블릿 PC 넥서스7과 안드로이드 진영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자세한 얘기 취재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황민규 기자? 에릭 슈미트 회장의 방한은 어떤 목적이었나요?
기자: 슈미트 회장의 이번 방한은 넥서스7 공식 출시와 함께 안드로이드 진영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가장 활성화된 국가 중의 하나이고, 안드로이드의 전령사나 다름없는 제조업체 삼성전자의 모국이기도 합니다. 즉 구글 입장에서도 한국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는 얘깁니다. 오늘 슈미트 회장은 그랜드 컨티넨탈 호텔에서 구글의 야심작인 넥서스7을 공개해 다양한 기능을 설명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슈미트 회장뿐만 아니라 휴고 바라 안드로이드 제품개발 총괄, 앤디 루빈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했습니다.
앵커: 기대를 모았던 넥서스7이 드디어 공개됐군요. 애플과 삼성이 지배하고 있는 태블릿 PC 시장에서 어느정도 약진하는 가가 관건이겠네요.
기자: 넥서스7은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젤리빈이 탑재된 전략 제품입니다. 위치와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자동으로 제공해 주는 구글 나우와 지식그래프를 활용한 음성 검색, 이날 함께 출시한 구글 무 대여 등 안드로이드에 최적화된 상품입니다. 슈미트 회장은 넥서스7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와 결합했을 때 가능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기기라고 극찬했습니다. 또 IT 분야에서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이 이 새로운 기기로 무엇을 할지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바로 가격입니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최소 60만원대이고, 삼성전자 갤럭시탭 7.7 LTE가 80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입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마진률보다는 안드로이드 OS의 확산에 무게를 두고 이같은 저가 정책에 나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오늘 행사가 끝난 뒤 에릭 슈미트 회장이 삼성전자 경영진과 회동했다고 하는데, 어떤 얘기가 오갔나요?
기자: 행사를 마친 뒤 에릭 슈미트 회장은 곧바로 삼성전자로 향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과 회동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구글과 삼성은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면담이 끝난 뒤 최지성 실장은 "우리는 굿(Good) 파트너이므로 서로 별 이야기를 다 한다"고 밝혔고, 앞서 슈미트 회장도 "삼성측과 어떤 내용을 협의할 지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상상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이번 회동에서 애플과의 특허공방에 대한 양사의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슈미트 회장의 이번 한국 방문은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소송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만큼 안드로이드 OS와 애플의 iOS 진영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특허전쟁에 대한 구글의 입장 표명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게다가 '혈맹'으로 알려졌던 양사의 전략적 제휴관계가 최근 들어 와해되는 양상을 나타내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구글측의 입장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슈미트 회장은 모든 의혹을 일축시키며 "삼성은 구글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해 양사의 돈독한 파트너십 관계를 재확인시켰습니다.
앵커: 삼성과 구글 모두 애플과의 특허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텐데, 애플에 대해 구글은 어떤 입장을 나타냈나요?
기자: 이날 슈미트 회장은 애플을 선두로 세계 IT업계 전역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특허분쟁에 대한 강력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과도한 특허소송이 경쟁의 가치를 훼손하고 혁신을 멈추게 만든다는 건데요. 특히 애플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애플도 파트너이자, 경쟁자"라고 완곡하게 표현하긴 했지만, 특허소송과 관련한 애플의 행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애플이 최근 총 8개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죠. 사실상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의 핵심을 이루는 기능들을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는건데요. 따라서 구글도 더 이상 상황을 방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또 안드로이드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한 삼성전자나 HTC의 주력 스마트폰이 잇따른 소송에 휘말릴 경우 안드로이드 진영이 전반에 걸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큽니다. 이와 관련해 슈미트 회장은 애플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다른 벤더들의 판매를 중단하게 하는건 선택을 제약하고 혁신을 억누른다"고 말하면서 애플이 보유한 특허들에도 많은 선행기술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구글은 혁신을 대표하지, 소송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애플을 비꼬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슈미트 회장은 "시장에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결국 소송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