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연말정기인사를 앞둔 LG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구 회장은 지난 26일 임원 세미나에서 “시장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철저한 ‘시장선도 성과’로 평가 받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데도 각 계열사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강하게 질책한 것이다.
사실상 새 인사시스템을 도입했다는 LG 안팎의 평가다.
실제로 이날 참석한 임원들조차 구 회장의 발언에 놀라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임원은 “평소 구 회장의 스타일은 칭찬과 인화를 강조하는 편인데, 이날 발언은 달랐다”며 “구 회장이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는 LG의 실적을 볼 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직설적으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 인사시스템(시장선도 성과)은 오는 12월에 있을 연말정기 인사때부터 적용된다. 말 그대로 기존 제품과 확실히 차별화되면서 시장 판세를 뒤바꿀 수 있는 국내외 1등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LG그룹 계열사들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등 주력 사업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룹계열사들이 합심해 내놓은 차세대 스마트폰 ‘옵티머스G’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상황변화를 얘기하기 이른 상황이다.
LG의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조직내 리더들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며 “조직내 분위기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연말에 물갈이 '태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인사 때 ‘성과주의’로 판단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쇄신을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며 “다음 달에 주력계열사별 성과 보고대회를 갖는데, 이를 토대로 인사 태풍이 몰아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