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씨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 내곡동 사저의 정부 매입계획을 특검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지적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윤호중(민주통합당)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은 5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자료에서 "정부의 내곡동 땅 매입계획은 특검의 칼날을 무디게 하려는 저의가 숨어 있다"며 "매입을 특검 이후까지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내곡동 특검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예비비까지 동원해서 서둘러 매입하는 것은 특검 '김빼기' 용"이라며 "예비비는 재해복구 등 긴급한 재정상 필요에 쓰기 위한 정부 비상금인데 사저 매입이 그렇게 시급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주 국무회의에서 이시형씨가 보유하고 있는 내곡동 사저 터 463㎡를 사들이기로 하고, 예비비 11억2000만원을 집행키로 의결했다.
정부는 대지 매입 배경에 대해 "각종 논란으로 내곡동 사저가 취소된 뒤 경호처 소유의 땅을 기재부가 매입했는데 시형씨 땅이 사저 터 중에서 핵심 지역에 있어 이 땅을 사지 않고는 전체 터 개발이 불가능하다"며 "누군가 이씨 땅을 산 뒤 개발에 들어갈 때 높은 가격을 부를 가능성을 막기 위해 미리 구입했다"고 밝혔다.
'국민의 전체 이익이 증진되는 방향으로 국유재산을 관리해야 한다'는 국유재산법 3조가 근거다.
그러나 윤 의원은 "내곡동 특검은 사저 관련자에 대한 법적 심판뿐 아니라 사저 터 처리방안에 대해서도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라며 "특검 수사가 마무리된 뒤 국민적 합의에 따라 처리해도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굳이 매입하려면 내년 예산에 반영해도 되는데, 정부가 예비비까지 쓰며 구입을 서두르는 것은 특검을 의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