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이 해외투자로 입은 손실 규모가 최근 9년 동안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소속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게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10개사와 생명보험 19개사, 손해보험 14개사가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9년 동안 해외 유가증권에 투자해 입은 손실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
특히 은행들의 피해규모가 컸다. 국내 은행들은 이 기간 동안 파생상품·현금채권·펀드·주식·채권·예금 등 해외 유가증권에 총 849건, 8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31.92%에 해당하는 271건이 이미 회계장부상 손실로 처리됐고, 액수로는 2조2000억원을 넘었다. 투자액 대비 26.6%가 손실 처리된 셈이다.
은행의 파생상품 손실율은 89.18%로 사실상 투자한 금액 전체를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우리은행은 1조2000억원 가량 파생상품에 투자해 1조원 넘게 손실을 봤다.
은행은 주식투자(54.43%), 펀드(25.94%), 현금채권(13.16%)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손실율을 기록했다.
생명보험사의 해외투자건수는 2427건, 투자금액은 27조54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329건, 1조3200억원의 손실이 났다. 투자건수 대비 13.56%, 투자금액 대비 4.82%의 손실규모다.
손해보험사들은 총 468건, 7조8600억원을 해외투자 했다.
손보사들도 117건이 손실처리돼 전체의 25%에 달했고, 액수로도 4300억원, 5.57%의 손실율을 기록했다.
김기식 의원은 "금융당국의 안일한 태도가 문제"라며 "은행과 보험사들의 건전성을 우려한다고 하면서 해외 유가증권 투자실패의 실태파악과 원인규명, 해법마련을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금융업계를 대표한다는 은행들의 실적과 실력이 이 정도인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은행을 육성해 해외 시장을 개척토록 하겠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