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9일(현지시간) 미국의 3분기 본격적인 어닝시즌이 열린 가운데 애플과 인텔 등 미국 대형 기술주들이 우울한 전망에 갇혀 맥을 못추고 있다.
◇애플, 2주만에 10%↓..인텔, 1년來 최저로 '추락'
9일(현지시간) 애플의 주가는 전일종가대비 2.32달러 , 0.36% 내린 635.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아이폰 5 발표 직후인 지난 21일 705.0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보름도 안돼 11% 하락한 것이다.
쇼우 스톤에이지 차티스트는 "최근 애플의 부진은 단기적으로 위탁생산업체인 중국의 팍스콘 공장 근로자들의 파업 사태로 인해 아이폰5 생산과 출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조정을 감안해도 애플의 주가는 연초 이후 55% 상승,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인 15%를 크게 웃돌고 있다.
주가 하락은 비단 애플 만이 아니다. 이날 인텔은 투자의견 하향 소식에 2.7% 급락하며 52주 최저치를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6% 하락했다.
지난 4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구글도 사흘째 약세를 이어간 끝에 이날 1.81% 하락하는 등 3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대형 기술주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였다.
◇수요 부진 우려..인텔은 구조적 변화에 대응 못 해
기술주 부진은 표면적으로 애플 주가 부진에 기인한다. 애플의 시가총액이 나스닥의 20%를 차지하다보니 애플의 주가 하락이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시적 요인 외에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스튜어트 제프리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애플에 대해 "매출 증가는 지속되겠지만 2014년 이후에는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4년 이후 선진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신흥국이 수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나 그 과정에서 저가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애플의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애플의 사정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존 대형 기술주들은 근본적으로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해 도전에 직면했다는 혹평이 잇따랐다.
스탠포드 C. 번스타인 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PC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 내년 반도체의 평균 판매가격이 낮아질 위험이 있다"며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낮췄다.
이 증권사는 “지난 몇 년간 인텔의 놀라운 매출 성장률은 그간 인텔의 PC 판매량 증가 때문이 아니라 큰 폭의 가격 상승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이 같은 상승세는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패트릭 왕 에버코어 파트너 연구원은 "인텔이나 MS 등이 영업을 해왔던 시장은 이제 변화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