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물류기업들이 지난해 실속 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며 기업의 실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외형만 커졌을 뿐 실익 없는 성과라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중국에 진출한 국내 물류기업 116개사를 대상으로 한 ‘중국진출 국내물류기업의 경영성과 및 애로’ 조사결과를 내놨다.
상의에 따르면 2011년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평균 3.0% 증가한 247.6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 감소한 1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의는 “중국이 2010년부터 전략적인 임금인상 정책을 단행하면서 인건비가 평균 20% 이상 인상됐고, 유가상승으로 인한 물류비용이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에 대한 국내 물류기업의 만족도와 기대함은 여전했다. 중국 물류시장 진출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67.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은 15.6%, ‘판단유보’는 16.9%였다.
또 이들 기업들은 향후 3년간 중국 물류시장 전망에 대해 매출액은 연평균 15.4%, 영업이익은 12.9% 증가하는 등 고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시장 진출 동기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2.5%의 기업이 ‘글로벌화 전략’을 꼽았다. 이어 ‘화주기업과 동반진출’(33.0%), ‘중국 물류시장 선점’(20.8%), ‘해외파트너의 투자참여 요청’(3.7%)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시장에서 국내 물류기업의 주요 화주로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62.5%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중국 현지기업’(23.8%), ‘중국진출 외국기업’(12.5%) 순으로 나타났다. 수요를 다변화하는 현지화 전략이 시급한 대목이다.
중국내 진출 지역으로는 ‘상해 중심의 장강권’과 ‘북경·천진을 중심으로 한 환발해권’이 각각 37.6%와 34.6%로 엇비슷한 차이로 우위를 보였다. 이어 ‘동북3성’(12.0%), ‘광동성 광주를 중심으로 한 주강권’(11.3%), ‘중서부내륙권’(3.8%) 순이었다.
향후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지역으로는 ‘장강권’(25.0%)과 ‘환발해권’(23.2%)에 이어 ‘중서부내륙권’(21.4%)이 꼽히면서 주목을 끌었다. 중국 대륙 중심부로의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동북3성’(14.3%), ‘주강권’(5.4%) 순으로 나타났다.
상의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경제개발 초점이 서부 축으로 이동하면서 중서부 지역의 교통기반시설 등 사회간접자본을 비롯한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에 따라 중국 물류시장 중심도 동부 연안에서 중서부 내륙으로 옮겨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때문에 자연스레 이 지역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물류시장 진출에 따른 애로사항으로는 ‘복잡한 통관절차’(31.6%)가 첫 손에 꼽혔다. ‘사업 확대를 위한 면허 취득의 어려움’(21.1%), ‘전국적인 네트워크 및 배송거점 확보 미흡’(19.7%), ‘관련법 등 해당지역 정보 부족’(19.7%), ‘글로벌 물류기업 대비 한국 물류기업의 인지도 및 경쟁력 취약’(7.9%)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김경종 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거래처를 현지 중국기업과 외국기업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뒤 “또 물류기업의 통관절차 및 면허취득 등에 대한 애로사항을 해결해 양국의 무역이 확대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24일까지 중국에 진출한 국내 물류기업 116개사를 대상으로 전화와 팩스, 이메일 등을 통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