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이달 들어 증권시장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 증시 하락 압력이 우려되는 가운데 유럽이 외국인 투자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895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전날 2005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틀째 '팔자'를 지속했다.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1316억원에 그쳤다.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미국 3차 양적완화(QE3)가 발표된 지난 8월 순매수로 전환된 후 2달 연속 지속됐다.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 코스피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코스피는 1930선까지 후퇴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관들도 환매에 나서, 개인만 약 1조500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에는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끼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주요 상장사 105개 업체 중 75곳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데 이어 상장사 114곳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줄었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이 구제금융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유럽 재정위기 공포가 커지고 있는 것과 미국 재정절벽 리스크도 외국인 매수세를 약하게 만들고 있다.
또 내년 미국 뱅가드 펀드 자금이 한국증시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외국인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이영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뱅가드 펀드가 벤치마크를 MSCI에서 FTSE로 변경하면서, 내년 중 6개월 동안 최소 9조원 이상의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게 된다”며 “자금 유출이 시작되면 대형주들은 하락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다음주 유럽에서 호재가 나올 경우 외국인의 매도세는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정책이 나오거나 21일 스페인 지방 선거가 끝나면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이 확정되면서 유럽 리스크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는 크지만, 모멘텀상 올해 3분기가 작년보다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업 실적 발표가 계속 되면 실적 우려는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리스크에 대해 선매도를 해왔기 때문에 매도세가 갑자기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는 1900선에서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약세장에서 올랐던 코스닥은 단기급등 부담감으로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우려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539.86포인트로, 지난 7월15일 454.72포인트보다 약 18%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