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대선을 두달 남짓 앞두고 북방한계선(NLL) 비공개 회담록, 정수장학회 의혹 등이 대형 돌발 변수로 등장하면서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여야는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 당시의 이른바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대화록'과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추진 논란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NLL논란 "국정조사 받아라 " vs "정문헌 고발"
북방한계선(NLL)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발언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일제히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 대한 압박 공세를 펴고 있고, 민주당 측은 문제제기를 한 정문헌 의원을 고발키로 하면서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남북정상회담 준비기획단장을 맡았던 문 후보가 당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라며 "진실된 내용을 알리고 떳떳하게 국정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황 대표는 "자료 보관하고 있는 기관은 노 전 대통령이 NLL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발췌, 공개해 국회가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노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 논쟁은 색깔론 차원이 아니다"라며 "국가 영토 수호 차원에 본질이 있다. 국정조사는 당연하며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정수장학회니 뭐니 여러 문제를 기회로 국정감사 중단 운운하는 건 '자해공갈단' 같다"며 "특전사 출신이 자해공갈단 책임자라는 것도 우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도 정면 반박했다.
문 후보 선대위는 "정문헌 의원을 고발하겠다"면서 강경 카드를 빼들었다.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 의원이 주장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문제는 정치공작·흑색선전이라고 하는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정치를 혁신한다는 차원에서 캠프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고발, 법적 대응의 문제는 캠프의 법률지원단에서 검토한 후 곧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도 이날 새누리당의 '노 전 대통령의 영토주권 포기 발언' 의혹에 대해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새누리당의 나쁜 정치 본색"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그 대화록을 제가 직접 확인했고 국정기록으로 남겼다"며 "별도의 배석자 없이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이나 회동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경선 후보가 NLL은 남북 합의 해상경계선이 아니라고 말해 NLL 관련 공방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필립·김재철, 박근혜 위한 정치공작에 합심"
정수장학회 문제는 장학회가 부산일보 지분 100%와 MBC 지분 30% 매각을 추진하고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MBC측이 최근 만나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 이사장과 MBC 측의 '지분매각 추진' 대화록이 공개되면서 파장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박 후보를 돕기 위한 정수장학회와 MBC의 검은 뒷거래"라고 비판하며 정수장학회의 지분 매각은 '박근혜 선거자금 활용'으로 간주, 연일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박 후보를 돕기 위한 최 이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의 검은 뒷거래가 드러났다. 매각 대금을 부산, 경남의 선심성 복지사업에 쓰겠다는 것은 강탈 장물인 정수장학회를 대선에 이용하겠다는 것"며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낱낱이 진상을 밝혀야 하고 새누리당도 이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더 나아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국정감사와 청문회까지 요구한 상태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은 정수장학회와 MBC 사이에 불거진 문제이지 박 후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정수장학회와 MBC의 문제는 박 후보는 물론 정당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을 요구해온 민주당이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 언론사 지분을 매각, 복지사업에 투입하는 것 자체가 사회환원 아니냐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감 보이콧', 국정조사 요구 등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형 이슈가 대선판에 등장했지만 이들 변수가 지지율 변화에는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오히려 정책 경쟁 실종을 불러오면서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을 가중시킬 경우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안철수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NLL 공방의 경우 이미 참여정부 당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 발언을 재탕하는 모습이어서 수구보수라는 이미지만 강화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국민통합 행보에 오히려 부담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