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미국에서 세금 인상과 재정지출 감축이 동반되는 이른바 '재정 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미국 소비자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재정절벽 위기가 정•재계에서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시민들의 소비심리를 가늠하는 미시간대와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소비자신뢰지수만 봐도 알 수 있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83.1로 전월 78.3에 비해 4.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소비자의 현재 및 장래의 재정 상태와 소비자가 보는 경제 전반의 상황 및 구매 조건 등을 지수화한 것이다.
RBC 캐피털 마켓이 이달 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재정절벽 위기를 앞두고 소비를 줄이지 않았고 투자와 지출 습관을 바꾼 소비자 비중은 14%에 불과했다.
톰 포셜리 RBC 캐피털 마켓 대표는 "재정절벽 위기에 정재계가 긴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재정절벽 위기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재계에서는 재정절벽 위기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재계 인사들이 정부가 재정 지출을 삭감하고 유동성이 위축될 경우 고용이 위축되고 경제 회복이 지연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지난 12일 보고서를 통해 "재정절벽이 발생할 경우 최대 8070억달러 손해를 볼 것" 이라고 분석했다.
로렌스 핑크 블랙록 대표는 "기업들은 이미 재정절벽에 대비해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있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놓지 않으면 내수시장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여기에 스페인 구제금융 문제 등 유로존 부채 위기도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3개월 동안 시장은 더 큰 불확실성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