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17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대내외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를 반영하며 조심스러운 하락을 지속, 1100원대 초중반 중심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기대 상승으로 주요 통화에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1.306달러로 고점을 높이고 1.305달러에 상승(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안전자산 선호 약화 속에 78.9엔으로 고점을 높이고 78.8엔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주요 외신은 스페인이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신용한도를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독일은 이를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여기에 무디스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Baa3(부정적)로 유지하면서 스페인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됐다. 무디스는 스페인이 ESM에 신용 한도를 요청한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을 가동할 수 있어 스페인 국채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경우 신용등급을 강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스페인 관련 낙관론이 강화됐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 ZEW는 10월 전문가들의 경기예측지수가 -11.5로, 지난달 -18.2에서 개선되었다고 발표하면서 유로화 상승을 지지했다.
미국 증시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을 웃돌아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선물환 거래가 152억달러 순매입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무역수지가 80억 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큰 규모다.
에너지 업체를 중심으로 수입기업들의 선물환 매입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수출 규모 감소로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매도가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또 글로벌 여건 불안이 지속되며 환율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수출기업들이 선물환 매도를 자제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독일 등 주요국 지표 호조와 미국 기업 실적 개선,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기대로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며 "오는 목요일로 예정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 발표가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환율의 하락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하락 기대가 강하지 않고 증시에서 외국인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환율의 하락은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장 중 증시에서의 외국인 동향에 주목하며 조심스러운 하락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104~1109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대내외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선호와 지난밤 유로화 급등을 반영하며 원·달러 환율도 하락폭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 초중반 중심의 흐름을 보이며 장중 유로화와 코스피 동향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103~111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