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GCF 유치성공 명과 암

입력 : 2012-10-23 오전 7:38:27

[뉴스토마토 이상원 기자] 앵커 : 우리나라가 유엔 녹색기후기금 GCF 사무국을 유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게 붙어 있던 '국제기구 불모지'라는 오명도 벗게 됐습니다. 그러나 기금의 규모와 용도가 확정되지 않았고, 정부에서 발표한 경제효과도 부풀려진 측면이 적지 않아, 사무국 유치 이후의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갑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정책팀 이상원 기자 나왔습니다.
 

지난 토요일이죠? 우리나라가 녹색기후기금이라는 대형 국제기구 사무국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는데 당초 우리가 유치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는데, 어떻게 유치가 가능했던 겁니까?
 
기자 : 네 정부측의 말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막판 역전극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GCF 사무국 유치에 우리가 뛰어 든 것은 불과 1년도 채 안된 지난해 12월이었는데요. 당시 국내에서도 경쟁국인 독일이나 스위스 등에 크게 밀린다고 보고 뭐하러 힘을 빼느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정부의 몰아치기식 홍보전략과 이사회 일정 변화라는 행운까지 겹치면서 결과적으로 사상 처음으로 대형 국제기구를 유치하게 된겁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장차관들은 국제행사에 참여할때마다 GCF유치 홍보를 빼놓지 않았구요. 막판 이명박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외교전을 펼친 것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당초 독일의 본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차 GCF 이사회가 연기되어서 우리나라 인천 송도에서 열리게 된 것이 커다란 영향을 끼켰다는 분석입니다. 국제기구들이 유럽과 미국에 몰려 있고, 유독 아시아지역에 대형 국제기구가 없었다는 점도 회원국들의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네, 여러가지 호재가 겹치면서 우리의 국격이 한층 올라가게 된 것같군요. 그런데 GCF라고 하면 일반 국민들은 뭘 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는데, 어떤 기구인지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 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기구인데요. 세계은행 월드뱅크가 각국의 경제부흥과 개발촉진을 위해 국제사회로부터 기금을 모금해 융자를 하는 것이라면, 녹색기후기금은 모은 기금을 기후변화라는 미래사회 과제를 위해 사용하는 기금입니다.
 
기금은 아직 확정적이진 않지만, 향후 매년 1000억달러씩 2020년까지 모금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금을 실시한다는 계획인데, 이 경우 2000억달러가 채 되지 않는 세계은행은 물론 8450억달러 규모인 국제통화기금 IMF도 뛰어넘는 대형 기금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어찌됐건 국제기금은 국제기금일 뿐 우리나라의 돈은 아닐텐데요. 왜 이렇게 유치에 애를 쏟은 겁니까?
 
기자 : 네 정부는 GCF가 우리나라에 유치될 경우 경제효과가 상당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국제기구가 들어서면 연간 100회가 넘는 국제회의가 열리게 되고, 이에 따라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숙박과 소비활동 등을 하게 되고, 사무국의 상주하는 직원들도 가족들과 함께 의료, 교육, 소비 등 지역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겁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은 GCF 사무국 유치로 연간 38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구요. 인천개발연구원은 송도를 품고 있는 인천지역 경제에만 연간 1900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경제효과 외에도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 제고와 대형 국제기구 유치를 통한 북한의 안보위협 축소 등 보이지 않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예상대로 된다면야 국제기구는 많을수록 좋겠지만, 이번 GCF의 경우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이 있다면서요?
 
기자 : 네. 우선은 기금이 잘 모일까 하는 부분인데요. GCF의 경우 회원국들간 기금모금과 운영방식에 의견차이가 분명한 상황입니다.
 
기금을 활용하게 될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매년 1000억달러씩 모금해서 오는 2020년까지 8000억달러를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기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내 놓게 될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1000억달러만 조성하고 이후에 추가적으로 매년 1000억달러씩 모으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두차례 글로벌 위기를 겪으면서 선진국들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점도 기금의 규모를 정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기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에, 개도국들은 기후변화 적응에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 아무래도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는 개도국과 선진국의 입장은 차이가 있겠군요. 송도 유치에 대한 경제효과 부분에도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구요?
 
기자 : 네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연간 3800억원의 경제효과는 상주직원들과 그 가족 등이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요. 다른 국제기구들과 비교해 상주인구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부는 GCF 사무국이 출범하면 약 500여명의 직원이 상주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세계은행은 1만2100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구요. IMF와 ADB도 각각 2500명, 3000명의 직원으로 GCF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또 정부가 GCF에 내 놓을 기금으로 당초 4000만달러를 제시했었는데요. 기획재정부는 이번 사무국 유치를 계기로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더 내 놓겠다고 공언한 상황입니다. 버는 것보다 쓰는 돈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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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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