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23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엔화 약세와 유로화 반등으로 하락 압력을 받으며 1100원대 초반 중심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유럽연합(EU)이 수일 내에 그리스 개혁 문제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지를 받았다. 엔화는 일본중앙은행(BOJ)의 양적완화 전망으로 주요 통화에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1.308달러로 고점을 높이고 1.305달러에 상승(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79.9엔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BOJ는 10월 지역 경제 보고서에서 9개 지역 중 8개 지역의 경기 평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예정된 BOJ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폭됐다. 여기에 9월 일본 무역수지가 3조2000억엔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예상보다 큰폭으로 악화돼 이 기대에 힘을 보탰다.
달러·엔 환율은 주요 저항선들을 상향 돌파하며 예상보다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의 엔화 약세는 주요국 지표 호조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된데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미국 기업 인수에 따른 인수·합병(M&A) 관련 달러 수요가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화가 약세를 지속할 경우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페인 지방 선거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이 승리를 거둬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기대가 강화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엔-원 매도플레이(엔화 매도, 원화 매수) 집중과 선박 수주 소식, 업체 네고(달러매도) 집중 등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1100원을 앞두고 레벨 부담과 개입 경계 등으로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엔화 움직임에 주목하며 1100원 하향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99~1106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유로 강세와 뉴욕증시 반등에 힘입어 역외환율이 소폭 하락해 원·달러 환율 역시 하락 압력 속에 출발할 것"이라며 "다만 최근 홍콩의 환시 개입 이후 서울환시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높이지고 있고 빅피겨(큰 숫자)의 부담을 극복할 만한 모멘텀도 부재한 상황이라 환율은 1103원 부근의 지지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장중 달러·엔의 80엔 상향 테스트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달러·엔 환율에 주목하며 1100원대 초반 중심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101~1107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