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곽보연기자]
삼성전기(009150)가 '갤럭시 효과'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액 2조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삼성전기는 5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25일 올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조1831억원, 영업이익 2004억원, 순이익 139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증권업계에서 전망한 매출액 2조359억원, 영업익익1805억원을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9%, 영업이익은 무려 149% 늘어나며 4개의 사업부문 실적이 고루 개선됐다.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14%, 영업이익 28% 성장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등 신제품 출시로 인한 출하량 확대로 고부가 반도체 기판, MLCC, 카메라 모듈, 와이파이 모듈 등 주력제품의 매출 및 이익 상승으로 이어져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부품사업자 특성상 같은 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IM)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전체 4개 사업부 중 3개 사업부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을 정도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하면서 삼성전기의 실적 또한 동반 상승하는 수혜를 입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반면 이는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켜 동반 추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내재하고 있다. 공급처 다변화 등을 통한 자생력 강화는 삼성전기의 숙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분기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8조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무선사업부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S3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 덕이다.
삼성전자의 성공은 삼성전기 주요 사업부의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3분기 삼성전기의 사업부별 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OMS(광·모터) 사업부가 전략 거래선의 주력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 효과로 카메라모듈 매출이 전분기 대비 50% 늘었다.
또 울트라북 HDD용 슬림 모터의 본격 양산 효과가 더해져 전분기 대비 37% 증가한 663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사업부 분기 매출이 6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삼성전기 사상 처음이다.
LCR(칩부품) 사업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기타 칩부품을 합쳐 전분기 대비 8% 증가한 51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MLCC는 휴대전화와 액정표시장치(LCD), TV 등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3세대 통신망(3G)에서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스마트폰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소형 고용량 MLCC의 수요가 30%, 금액 기준 2배 가량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ACI(기판) 사업부는 고성능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PC용 기판의 수요둔화로 2분기보다 5% 감소한 5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DS(파워·네트워크모듈) 사업부는 프리미엄 TV용 파워와 노트북 및 태블릿PC용 어댑터의 공급증가와 모바일 기기의 무선랜 채용 확대에 힘입어 지난 분기보다 21% 증가한 477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삼성전기의 4분기 실적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경기침체와 업체간 경쟁 심화, 셋트 업체들의 연말 재고조정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통상 4분기에는 주거래선인 삼성전자가 재고 조정에 들어가기 때문에 부품 매출이 감소한다"며 "4분기 부품 선구매는 초에 일단락되며 출하감소와 단가인하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이번 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는 아무래도 부품업체들에게는 연말 재고조정 이슈가 있기 때문에 3분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내년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하이엔드급 부품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기의 내년도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기의 이날 주가는 실적 발표에 힘입어 12시10분 현재 9만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3500원 상승하며 3.85% 급등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