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원나래기자] 국토부가 9.10대책에 만족해하는 눈치다. 취득세와 양도세를 완화한 9.10대책 이후 저가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가격 하락도 멈춘 것으로 평가하며 추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국회에 막혀있는 대책 통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장은 3개월 단발성 대책이 곧 끝남에 따라 추가 대책을 기대했지만 영양가없는 추가 대책에 시장은 헛웃음만 짓고 있다. 9.10대책이 종료되면 상대적 박탈감에 시장은 이전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금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국토부 판단에 당황한 눈치다.
◇9.10효과 있다…추가대책보다 시장 모니터링 초점
26일 국토부는 제7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9.10 거래활성화 대책 이후 주택시장 동향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9.10대책 이후 시장을 평가하며 매매시장은 한시적 세제감면 효과 등으로 최근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반등하고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제감면 시행일이 얼마 되지 않아 본격적인 거래증가로 이어질지는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점차 시행효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 회복세가 감지됨에 따라 국토부는 9.10대책을 지원하기 위한 실수요 중심의 추가 대책을 내놨다.
분양시장에 실수요 확충을 위해 주택가액기준을 공시가격 5000만원에서 7000만원 이하로 확대하고, 현행 10년 이상으로 규정된 보유기간 요건을 폐지했다.
또 지역주택조합제도 조합원 거주요건도 완화했다. 생활권 광역화를 반영하고 조합원의 교체·충원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기주요건을 현행 동일 시·군에서 도 단위로 광역화했다.
아울러 주택 실수요자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 구입자금(연5,2%, 생애최초 4.2%), 전세자금(연 4.0%) 등의 대출금리를 0.5%p 내외로 인하키로 했다.
전세난 재발 방지를 위해 소형·임대주택 건설자금 지원도 조정할 방침이다. 도시형생활주택(단지형 다세대·연립), 다세대·다가구주택, 민간건설 임대주택에 대한 연 2.0% 저리 건설자금 지원을 내년 말까지 연장했다. 다만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은 초소형주택 공급과잉을 우려해 당초 계획대로 올해 말로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
◇시장 “국토부의 시원한 한방 바랬건만”
국토부의 추가 대책에 시장은 헛웃음만 짓고 있다. 정부의 추가 정책은 의미없는 보고용 대책이란 지적이다.
실수요 확충을 위한 민영주택 청약가점제에 대해 용인동천태양공인 박찬식 대표는 “지금 힘든 곳은 지방이 아니고 수도권이다”며 “수도권에 공시가 7000만원 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으로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부천대학교 허명 교수는 “7000만원짜리 주택에 사는 사람이 수억원에 달하는 아파트에 과연 청약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일반 시장은 물론 건설시장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동일 시·군에서 도 단위로 지역주택 조합제도 조합원 거주요건 완화에 대해서도 “시장이 큰 서울에서 추진하던 알짜 재건축 사업도 사업성 악화로 무산되는 상황에서 지역주택조합사업 거주요건 완화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강동구 재건축 밀집지인 고덕동 내에서도 알짜로 통하는 고덕2-1는 최근 구청에 재건축 취소를 건의했다.
다가구·다세대 임대주택 지원안 역시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으로 폄하했다.
건설 관계자는 “다가구형 도시형생활주택이 공급이 왜 공급자들이 외면을 했었는지는 모르는 것 같다”며 “어차피 주거복지가 정책 키워드로 자리잡으며 임대주택이 크게 늘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이정도로 투자를 유도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서울시가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입 신청을 받은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3567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매입 계획한 556가구를 훌쩍 넘기는 등 시장은 이미 임대주택 털기에 나선 상태다.
다만 잠재 수요자에 자금 부담을 덜어줄 주택 구입·전세자금 지원 확대안에 대해서만 시장에 자금과 거래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