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프리미엄 가전의 인기가 김치냉장고 시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대용량 김치냉장고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도 TV와 냉장고 시장에서 프리미엄 카드를 꺼내든 가전업체들의 역발상 전략이 김치냉장고에서도 통한 셈이다.
2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출시한 초대형 김치냉장고의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의 '지펠 아삭 M9000'은 이 회사의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가운데 판매 비중이 54%에 달한다. 지난 7월 출시 이후 넉달 만에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호조를 보인 때문이다.
◇삼성전자 김치냉장고 ‘지펠 아삭 M9000’
LG전자(066570)는 지난 9월 선보인 '디오스 김치톡톡 K9100'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 한달만에 백화점 판매 비중이 30%로 올라섰다. 400리터대가 대세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위니아 만도도 올해 9월까지 김치냉장고 딤채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400리터 이상의 대용량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9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스탠드형 제품의 3대 중 1대는 400리터 이상 대용량이 판매된 셈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에도 불구하고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만 두드러지게 매출이 신장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김치냉장고를 다용도로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에는 김치 보관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쌀과 야채 등의 저장으로 쓰임새가 확장됐다는 설명이다.
맞벌이 부부들이 늘어나는 점도 대용량 김치냉장고의 수요를 늘리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은 주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한번에 대량으로 식재료를 구매하는 소비패턴을 보이면서 대용량 김치냉장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안길찬 위니아만도 마케팅팀장은 "김치냉장고가 김치 보관과 숙성이라는 본연의 용도 외 과일·야채 등 신선 식품과 냉동 식품 보관으로 쓰임새가 확대되면서 대용량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추세가 향후 수 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만도 등은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기침체로 전체 김치냉장고 시장의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가전시장이 침체기를 맞기는 했지만 프리미엄 제품은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김치냉장고의 전체적인 판매량 신장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격적인 김장철로 접어들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디오스 김치톡톡 K9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