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시장 '재편'..적격대출·커버드본드 등 유동화 '바람'

전문가 "가계부채 안정화에 기여할 것"

입력 : 2012-11-02 오후 5:37:07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적격대출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택대출시장이 유동화 방식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시중은행들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시행된다면 이런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적격대출, 출시 6개월만에 7억 돌파
 
2일 한국주택공사와 금융권에 따르면 적격대출 취급액은 9월말 기준 7조6216억원으로 출시 6개월 만에 7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적격대출 상품을 내놓은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취급액이 4조4077억원에 달했다. 지난 8월 취급을 시작한 KB국민은행도 2개월 만에 1조720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적격대출은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대출상품으로, 은행이 대출상품을 판매하면 주택금융공사가 대출채권을 사들인 뒤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적격대출은 4% 초반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평균 만기는 18.7년,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은 48.3%로 매우 안정적이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주택을 담보로 기존 변동금리나 만기 일시상환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적격대출로 갈아타는 사례가 전체의 63.8%를 차지해 전환대출 용도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커버드본드 도입시 '유동화' 재편 가속도 예상
 
내년 중 도입될 예정인 커버드본드가 본격 발행되면 유동화 방식의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커버드본드란 주택담보대출 등을 담보로 은행 등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유동화채권이다. 대출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또 다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유동화 과정을 거친다는 점은 적격대출과 유사하지만, 은행이 집적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커버드본드 발행기관은 자체 신용도보다 높은 신용등급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어 저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조달한 재원을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 "유동화 대출, 가계부채 안정화 기여"
 
전문가들은 유동화 방식의 주택대출이 가계부채 문제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규진 주택금융공사 유동화기획단 팀장은 "적격대출 출시 전에는 국내 주택담보대출의 95%가 단기변동금리 일시상환 대출이었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거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경우 채무자의 부담이 올라가는 구조였다"며 "적격대출 출시 이후 고정금리 대출이 크게 늘어 9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의 47.3%, 잔액 기준으로는 16.7%가 장기고정금리대출일 정도로 주택담보대출의 구조가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커버드본드가 시행되면 규격화된 고정금리 대출상품이 늘어나게 돼 가계부채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가 있기 때문에 유동화에 따른 부실 우려도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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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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