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적격대출이 6개월 동안 7조6000억원 이상 공급되면서 가계부채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택담보대출 구조 변화에 따른 시장유동화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조만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시장의 현황과 정책'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올 3월 출시된 적격대출이 9월말까지 7조6216억원이 공급되면서 변동금리 일시상환 중심의 주택담보대출의 구조가 고정금리 분할상환으로 전환되고 있어 가계부채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말까지 취급된 전체 적격대출 분석 결과 완전 신규 대출은 36.2%를 차지했고 나머지 63.8%는 은행권 대출(61.4%)이나 보금자리론(2.4%)을 갈아타기 위해 이용됐다.
주택금융공사가 적격대출 취급은행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변동금리에서 적격대출로 갈아탄 비중은 99.3%, 만기 일시상환에서 적격대출로 갈아탄 비중은 88.0%로 나타났다.
적격대출 이용자의 평균연령은 48세로 보금자리론 이용자의 평균연령인 40세보다 다소 높고 평균 대출 만기도 적격대출(18.7년)이 보금자리론(15.2년)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적격대출과 보금자리론 모두 신용등급 6등급 이상 이용자가 약 95%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평균 LTV는 적격대출이 48.30%로 보금자리론(56.46%)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또 "적격대출이 원금균등 또는 원리금 균등의 고정금리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평균만기는 18.7년에 이르고 있으며,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은 48.3%로 매우 안정적"이라면서 "서민층 지원을 위해서는 20~30대 실수요자 또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적격대출 특성 분석
(자료 : 한국주택금융공사, 괄호 안은 보금자리론)
박연우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유동화 현황과 발전방안'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주택금융공사가 MBS 발행을 통해 장기채 시장의 질적 구조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채권시장에서 자산유동화증권(MBS) 발행비중은 2004년 0.9%에서 2012년 3.2%로 3.6배로 증가했다. 특히 5년이상 중장기채 중에서는 국고채 대비 MBS 비중이 같은 기간 4.6%에서 15.9%로 8년새 3.5배가 증가했다.
박 교수는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유동화 비중(6%)이 덴마크(100%), 미국(65%), 캐나다(30%), 독일(20%) 등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도 주택담보대출 유동화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캐나다처럼 유동화증권의 유통성 제고를 위해 MBS를 기초자산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재유동화 방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주제발표에 이어 김명직 한국증권학회장, 박종관 스탠다드차터드(SC)은행 담보여신상품팀 부장, 한영하 나이스채권평가 금융연구소 실장,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정하원 주택금융공사 시장유동화기획단장 등의 토론이 진행됐다.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이 자리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향후 주택담보대출 유동화 제도 개선 및 운영에 반영해 서민의 주거안정 제고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