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설계가 뜬다)고령시대 블루오션 잡는 전초기지?

②금융권, 연구소 설립 러시..이유는?
베이비부머 은퇴 본격화..은퇴준비 선택 아닌 필수
'VIP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은퇴시장 잡기 사활

입력 : 2012-11-13 오후 12:05:00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금융업계에서 은퇴 연구소 설립이 붐을 이루는 이유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를 중심으로 은퇴준비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음을 반영한다.  
 
은퇴후 자산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Needs)가 높아진 것을 금융권이 놓칠 리 없다. 은행, 보험, 증권등 금융권은 은퇴자산관리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전략마련에 고심해왔다.
 
은퇴연구소를 줄줄이 설립하는 이유는 인구구조의 고령화로 신시장으로 떠오른 은퇴시장을 잡기 위한 전초기지 마련 성격이 강하다.
 
은퇴연구소들은 은퇴 연구를 통한 마케팅 지원작업을 비롯해 상품구성, 교육업무 외 전반적인 은퇴 관련 이슈몰이에 나서는 등 미래설계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퇴직연금부에서 파생..마케팅·리테일사업부 확대
 
은퇴 관련 연구소 태동시기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때와 거의 일치한다.
 
지난 2005년 12월부터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서 한꺼번에 목돈으로 받던 퇴직금을 연금으로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권에는 수백조원에 달하는 신시장이 열린 셈이다.
 
때문에 퇴직 관련 연구소는 조금씩 명칭은 달리하지만 대부분 퇴직연금부서에서 파생됐다. 드물게는 마케팅부, 리테일사업부서가 확대된 사례도 있다.
 
퇴직연금 도입 8년차에 이른 현재 대기업 기준 85% 이상이 기존 퇴직금에서 퇴직연금 제도로 전환해 퇴직연금 시장의 초기 성장률은 둔화되는 단계다.
 
특히 퇴직연금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해 상품이 만들어지다보니 업권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상품별로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한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케팅 차별화가 필요했고, 사업자는 퇴직 및 은퇴 관련 이슈를 모두 포괄해 전담할 수 있는 조직꾸리기에 나섰다. 이들 조직이 은퇴 관련 보고서 외 정기간행물 등 콘텐츠 생성, 은퇴상담 전문인력 양성 등 영업지원 역할에 충실한 이유다.
 
또 초기에는 퇴직연금부서 지원 역할에 그쳤다면 이젠 전반적인 은퇴 관련 이슈몰이에 열심이다. 전문 포털사이트를 구축하거나 정기 간행물을 발간하고 재무적인 이슈 외에 비재무적인 이슈를 중심으로 은퇴 관련 이슈를 확대시켜 종합적인 '은퇴설계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 '행복디자인센터' 내부.
 
◇노른자 시장 '주목'..프리시니어 개념으로 확대
 
저출산·고령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한국은 지난 2000년에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2%를 초과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오는 2018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3%에 달하게 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은퇴 관련 연구소 설립은 고령화에 따른 금융기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노른자 시장인 셈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은 "금융기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고 광범위한 고객층은 베이비부머와 같이 은퇴를 앞둔 세대인데 이 세대들은 은퇴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은퇴준비를 왜 해야되고, 어떻게 해야되는지가 중요한 영업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700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붐세대가 정년퇴직을 하기 시작하면서 퇴직금 활용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금융권은 이들을 주목했다.
 
이른바 VIP 고객시장은 레드오션화 됐지만 은퇴시장은 이제 태동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존 직장인으로 구분됐던 30~40대 고객들도 프리시니어(Presenior) 개념으로 확대 적용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김학수 신한은행 은퇴연구팀 팀장은 "은퇴시장은 향후 금융권의 가장 큰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며 "기존에는 퇴직연금을 필두로 한 기업시장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다수의 개인고객을 중심으로 시장을 55세 이상의 시니어 중심에서 30~40대로까지 확대시켜나간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히려 탈(脫)은퇴 전략을 쓰는 곳도 있다. '은퇴'라는 용어가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준다는 인식 때문이다.
 
최근 들어 조직된 조직들의 경우 이 같은 경향이 더욱 강하다. '미래설계연구소(대우증권)', '골든라이프연구센터(KB금융)', '행복디자인센터(하나은행)' 등이 그 예다.
 
업계 관계자는 "은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는 한편 하나의 브랜드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윤대(왼쪽) KB금융그룹 회장과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이 'KB골든라이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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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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