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美대선 D-1..오바마 경제성적표는?

입력 : 2012-11-05 오후 3:10:36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불과 하루 앞둔 지금도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은 박빙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대선 주요변수인 10월 실업률이 오바마에 유리하게 나오면서 재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요 외신들도 지난 4년간 오바마 정부가 추진해왔던 경제정책이 작동하고 있다며 그 간의 경제성적표들이 오바마의 재선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업률 '낙제'...위기 감안하면 '약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였던 10월 실업률은 일단 오바마 편이었다. 10월 실업률은 전달보나 0.1%포인트 오른 7.9%를 기록했다. 지난 9월 7.8%를 기록한 이후 두 달 연속 8%를 밑돈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집권 이후 처음으로 8%를 밑돌면서 통계 조작 논란까지 일었던 실업률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준 셈이다.
 
물론, 실업률 자체만 놓고 보면 낙제에 가까운 점수다.지난 1948년 이후 미국의 연간 실업률 평균이 8%를 넘은 시기는 1975년의 8.5%와 1982,1983년으로 각각 9.7%, 9.6%였다.
 
2007년말 6.8%였던 실업률은 오바마 집권 초기시절 지속적으로 상승, 2008년 10월에는 10%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도 9%를 넘는 고공행진을 지속하다 올 들어 8%대로 하락하다 최근에는 7%대로 낮아졌다.
 
2000년대 초반 4~5%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오바마 정부가 1930년대 대공황을 능가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헤쳐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업률 8%라는 고용시장 성적표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3년 전 그리스 부채 위기로 재정위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로존의 경우 실업률이 스페인 24%, 프랑스 10%, 이탈리아 10%, 영국 8.2%, 아일랜드 14.7%, 포르투갈 14.9%에 달하는 점도 오바마를 상대적으로 돋보이게 한다.
  
지난달 취업자수가 17만1000개로 예상을 웃돌면서 고용시장 회복을 점치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도 오바마에겐 유리하다.
 
폴 애시워스 캐피탈 이코노믹스 대표는 "전반적으로 보면 고용시장이 회복됐다고 자신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오바마의 재선을 도와주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고 진단했다.
 
◇공격적 경기부양책.. 주택·소비 개선 '뚜렷'
 
극심한 불황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는 데도 오바마 정부의 역할은 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8년 1분기 -1%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2009년 마이너스(-)3.5%까지 추락했다가 2010년 3%라는 플러스 성장세를 시현했다.
 
이는 오바마 정부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연준은 지난 4년간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를 실시했고 오바마 정부는 급여세 인하, 실업급여 지급 연장 등 일자리 창출과 주택시장 회복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 결과 주택시장과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체감경기도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미국의 지난 3분기 GDP 성장률은 2%로 월가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주택시장과 민간소비 회복이 두드러졌다. 개인소비 증감률은 2.0%로 지난 분기의 1.5% 성장을 뛰어넘었으며 주택착공, 건축허가 모두 지난 4년 중 가장 높은 수치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경기회복의 뚜렷한 신호가 나타났다"라며 "오바마 재선은 이로써 힘을 얻었다"라고 평가했다.
 
◇美다우지수 연간 8%대 상승..오바마 '勝'
 
미국 주식시장의 성적표 역시 오바마 재집권 가능성을 예고한다. 지난 4년간 미국 다우지수는 연간 8.8% 상승했다.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다우지수가 연간 5% 이상 상승하면 당시 정권이 재임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00년 이후 미국에서 치른 28개의 선거 가운데 연간 다우지수가 5%를 웃돌았던 경우는 15번이었으며 이 가운데 이후 선거에서 실패한 사례는 단 세 차례에 불과했다. 반면, 다우지수의 연간 상승률이 5%를 밑돌았던 13개 정권 가운에 8개 정권은 모두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특히, 오바마 집권 시절 홈디포(31.2%), 유나이티드 헬스케어(25.2%) 등 소비관련주들이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은 민간소비에 의한 경제회복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당선되면 연말 랠리?
 
현재로선 경제와 시장지표가 오바마 연임을 가리키고 있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선거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은 확실해보인다.
 
만일 오바마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양적완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을 통해 시중에 많은 자금이 풀리는 만큼 기업들의 투자 활동은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사실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을 수도 있다. 오히려 대선 이후 연말 부채한도 합의에 따른 재정절벽 우려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스캇 마더 핌코사 글로벌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대표는 “재정정책에 대한 합의가 불발로 끝나면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재정절벽으로 가진 않을 것이며 무난하게 해결된다면 미국 소비 회복과 중국 경기 바닥 기대감에 힘입어 연말 랠리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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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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