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그리스가 추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긴축안을 통과시켰지만유로존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실물경제까지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의회는 130억 유로 규모의 지출을 삭감하는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그리스는 구제금융 차기 집행분인 315억 유로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고 유로존 탈퇴 논란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한 숨을 돌렸지만 유로존의 실물경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유럽의 버티목 역할을 해왔던 독일마저 침체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유럽집행위원회(EC)는 이날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에서 마이너스(-)0.4%로 내렸다. 유로존을 포함한 유럽연합(EU)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종전 1.3%에서 마이너스(-)0.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의 높은 실업률과 정부 지출 감소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유로존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문제는 그동안 유로존 위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경제성장을 보였던 독일 마저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0.8%로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내년 역시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생산 지표도 전달에 0.4% 감소한 데 이어 9월에도 1.8% 줄었다. 독일 재무장관은 "전반적으로 경제가 위축된데다 소비와 투자심리 마저 얼어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는 "독일은 지금까지 다른 유로존 위기에서 분리되는 듯 했으나 최근의 경제지표는 독일 역시 부정적 영향권에 들어섰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유로존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드라기 총재는 "독일 경제는 수출 부진과 투자 위축 등으로 올 하반기 경제둔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내년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2%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