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효성이 올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며 표면적으로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외환차익 및 자산매각 효과 등을 떼어놓고 보면 사실상 적자라는 분석이 제기돼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됐다.
효성은 8일 서울 공덕동 효성빌딩 지하 1층 대강당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올해 3분기 매출이 3조3285억원으로 분기 최고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4.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83억6200만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 분기 대비해선 22.7% 늘었다.
특히 주력 사업분야 중 하나인 중공업 부문에서 5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파생상품 이익과 중국 자회사 자산 매각이익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지난 분기와 비슷한 적자폭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실질적으로 지난 분기와 비슷한 적자라고 봐야 한다"며 "내년 하반기가 돼야 정상적인 궤도인 마진 1500억원 정도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효성 IR팀 과장도 "중국의 9공장 토지 사용권을 매각한 것이 이익으로 잡혀 흑자 전환했지만, 2분기 대비 수익성은 하락했다"며 "4분기에도 흑자 전환은 어렵겠지만 수익성 개선되고 적자 폭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섬유사업 부문은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내면서 위안이 됐다. 매출액 5258억원, 영업이익 4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전 분기 대비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폴리에스터는 원재료인 PTA 가격 하락에도 전세계 공급량 증가와 경기둔화로 수익성이 정체됐으나, 스판덱스 부문에서 시황 회복과 원료인 PTMG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확대된 것이 좋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화학부문은 매출액 3832억원, 영업이익 413억원을 기록했다. PP 사업은 중국 경기둔화와 유럽 경기 침체로 판가가 떨어졌으나 3분기 프로판 구매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밖에 건설부문은 매출액 2395억원, 영업손실 112억원, 무역부문은 매출액 8936억원, 영업손실 32억원을 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효성의 4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연내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유영국 연구원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글로벌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저가 수주를 한 것이 지난해와 올해 적자를 기록하게 된 원인"이라며 "올해 초부터 전략을 수정했기 때문에 내년부터 제대로 된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