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취득세 감면, 금리 인하 등 주택구입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들이 속속 발표됐지만 얼어붙은 매수 심리는 녹지 않고 있다. 전세금 상승으로 일부 매매전환 수요가 감지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온도는 차갑기만 하다.
시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좋은 회복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부동산 불패신화의 마감, 하우스푸어 공포 등 불안에 따른 마음의 병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옛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10월 전월보다 매매계약 늘었다고? 당연한 얘기를"
9일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신고일 기준 아파트 총 거래건수는 3947건으로 전달(2121건)보다 1826건 증가했다. 무려 86%나 증가했다.
전월 대비 거래가 급증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실상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전월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가온AMC 이정찬 대표는 “10월은 가을 이사철 중 절정기로 이상이 없는 이상 9월보다 거래가 많아야 정상이다”며 “전년과 비교할 경우 시장이 호전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는 총 4534건이 거래됐다.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거래량은 12%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거래 시장에서 온기가 감지된 것과는 달리 10월 매매값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6% 떨어졌다. 1998년 -1.8%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최근 20년간 서울의 평균 매매가 변동률은 1.0%다.
◇‘매수심리 위축’ 마음의 병..백약이 무효
정부는 올 들어서도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주택거래신고지역 해제 등을 담은 5.10대책과 취득세를 50% 감면하는 9.10대책 등 계속적으로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현행 3.00%에서 2.75%로 인하키로 했다. 기준금리가 연 2%대로 낮아진 것은 2011년 2월(2.75%) 이후 20개월만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향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역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자 부담 위험도 낮아진 상태다.
좀처럼 식지 않는 전세난에 수도권 전세가율은 55.7%로, 최근 10년 내 최고수준까지 올라왔다.
전셋값 부담감 상승에 각 종 정책적 혜택이 더해지고 있지만 시장에 획기적인 반전의 기미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하우스푸어 문제, 버블세븐 붕괴 등 시장불안에 따른 심리적 위축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흑석동 e편한공인 유재원 대표는 “매매전환 전세수요 등 실수요를 중심으로 급매물만 찾다보니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향후 아파트 시장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의심이 큰 것이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 동천태양공인 박찬식 대표는 “사람들은 침체된 시장에서 특정 호재가 시장에 활력소를 줄 것이라고 말하지만 조기에 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호재는 얼마 못가 시장 분위기에 파 묻히고 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