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질적성장'..신흥시장서 통할까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이질 수 있어

입력 : 2012-11-12 오후 5:27:43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자칫 신흥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생산능력 확대를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에 대해 "이미 생산능력은 충분하다"며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수요와 판매에 달려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그룹은 품질대비 저렴한 가격 등을 내세우며 글로벌 자동차업계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특히, 이러한 전략은 인도와 같은 신흥국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인도 업계 2위로 성장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 주력하다보면 품질관리와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질적 성장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도요타가 2000년대에 생산능력 확대에 치중하면서 설계와 생산 규율 등 품질관리가 떨어졌다는 전철을 피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 동안 저가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던 현대차그룹이 품질을 내세워 고가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유럽 등 정체된 시장에서는 맞을지 모르나 성장을 지속하고 저가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인도나 동남아 신흥국 시장에서는 합리적인 전략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인도의 자동차 조사기관인 IHS의 디뻬슈 라도르 전무는 "현대차는 적정한 가격에 훌륭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제공해왔기 때문에 인도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다"며 "현대차 그룹의 전략 전환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폭스바겐과 포드 등 다른 경쟁사들이 인도에서 생산 확대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성장하는 시장에서 경쟁사에 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14%로 제너럴모터스와 폭스바겐, 포드, 닛산의 합보다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2008년 15.8%에 비해선 하락한 것이다.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인도 남부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은 2009년에는 생산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중동에 수출했지만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40%로 낮아졌다.
 
이 공장 생산담당자는 "내년에는 남아공 등 성장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은 24%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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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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