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는 우리 경제 회복이 언제쯤 가능할 지, 김혜실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연말이 되면서 정부와 연구기관들이 내년 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올해 보다는 개선된다고 하지만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기자,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들 살펴주시죠.
기자 : 국내 증권사와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평균 연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근 경제 성장률을 발표한 민간ㆍ국책연구기관 15곳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3.2%로 집계된건데요. 미래에셋증권이 3.6%로 가장 높았고 대우증권, 삼성증권은 2%대를 예상했습니다. 경제연구기관 중에는 현대경제연구원이 3.5%로 가장 높게 제시했고 금융연구원이 2.8%로 가장 낮게 제시했습니다.
국내 연구기관들의 전망치는 외국 투자은행들보다는 약간 높지만 정부의 전망보다는 한참 낮았습니다. 외국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평균 3.1%로 전망했구요. 반면 정부는 내년 한국 경제가 4%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증권사와 연구기관의 평균치보다 0.8%포인트나 높게 잡은 건데요. 이 때문에 정부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올해 2%대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건가요. 신흥국 중에서도 성장세가 하위권이라구요.
기자 : 신흥국들의 경제 상황이 내년부터 빠르게 회복될 전망인데요.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흥국 중 최하위권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살펴보셨다시피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2.2%, 내년 3%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서 25개 신흥국 가운데 경제성장률 순위가 올해는 20번째, 내년에는 19번째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 2010년에 6.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25개 신흥국 중에서 13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3.6%의 저성장으로 20위로 추락한 후 회복이 안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률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대우증권 허재환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한국 경제 어떻게 전망하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내년 경제성장률을 2.9%로 보셨는데요. 전망이 밝지 않군요. 경제지표들도 악화됐다구요.
기자 : 주요 경제지표들이 경기순환상 하강국면에서 더 나빠졌습니다. 통계청이 작성한 경기순환시계를 보면 9월 기준으로 10개 지표 가운데 7개가 하강 국면에 있었습니다. 경기순환시계는 경제지표들이 상승, 둔화, 하강, 회복 등 4가지 순환국면상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건데요. 지표들은 계절이나 불규칙 등의 변동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를 이용해 작성됩니다. 각 지표가 장기추세선을 웃돌면서 정점까지 올라가는 국면이 상승이며, 정점에서 장기추세선까지 내려가는 국면은 둔화로 봅니다. 장기추세선을 밑돌면서 저점까지 떨어지는 국면은 하강, 저점에서 장기추세선까지 올라가는 국면은 회복으로 분류됩니다.
이번에 하강 국면에 자리잡은 지표들은 광공업생산지수,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지수, 수출액, 수입액, 기업경기실사지수, 소비자기대지수 등입니다. 이들 지수는 수출과 내수 모두 침체로 8월에도 하강국면에 있었구요. 9월에는 8월보다 감소세가 커지면서 하강국면의 아래쪽으로 이동한 겁니다.
이처럼 경제지표들마저 하락하고 있는데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어떤 점 꼽으시는지 허재환 이코노미스트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경제지표들 중에서는 기업들의 설비투자의 감소가 가장 큰 우려라고 보셨습니다.
자, 많은 우려들이 있겠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수출 악화가 가장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수출 악화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 아무래도 글로벌 측면에서 세계 수요가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수출도 타격을 받는 건데요. 먼저 유럽 재정위기가 가장 큰 문젭니다. 내년에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고 그리스는 계속 골칫거리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한국 수출 비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은 내년 성장률이 떨어질 전망이라 시름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재정절벽 문제가 여전하고 3차 양적완화의 성과를 보여줄 경제지표도 아직 혼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 글로벌 수요가 좋지 않아 수출이 줄어드는 데다 환율 측변에서 수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은데요.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로 하락하면 우리나라 주력 수출업종 상당수가 피해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500개 수출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환율 마지노선은 평균 1086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86원70전으로 나타나 빨간불이 켜졌는데요. 환율이 더 떨어지면 오히려 수출을 할수록 손해가 나게 되는 겁니다.
특히 환율 하락의 영향을 받는 가전,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 업종의 수출 채산성 악화는 한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수출 전망에 대해 허재환 이코노미스트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내년에는 5~6%대 수출증가율을 보이면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셨습니다. 기대해봐도 될 것 같은데요.
하지만 여전히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라 경기가 회복되려면 내수부양이 필수적입니다. 국내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 자연스럽게 시장의 눈은 내수 부양으로 옮겨가고 있는데요.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돈이 돌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내수 진작을 위한 대책 마련도 내놓기 어렵습니다.
내수부양의 방법으로는 투자와 소비,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요. 미래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 보다는 소비를 푸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특히 하우스푸어와 같이 자산을 가지고 있는데 소비를 못하는 사람들의 지갑을 풀어줘야 한다는 건데요. 기본적으로는 대출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역모기지론과 같은 다양한 대책들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대기업은 유동성이 풍부한데 돈을 안쓰고 있고, 중소기업은 자금난에 허덕이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따라서 필요한 곳으로 유동성이 흘러갈 수 있도록 정책금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허재환 이코노미스트가 보는 구체적인 내수진작 방안들 무엇이 있을지 들어보시죠.
앵커 :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는 있지만,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나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보셨습니다. 그나마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대선이라는 말도 많이 나오는데요.
기자 : 정권이 바뀌면 새롭게 나올 경제 정책들에 희망을 거는 건데요. 내년 새 정부 출범 후 경기부양에 보다 초점을 맞춘 완화적 재정정책이 시행될 경우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새로운 투자가 나오게 되면 더욱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많습니다. 현재 유력 대선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외치며 기업들의 규제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투자와 성장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성장보다는 복지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이 쏟아지면서 대선이 더 이상 기대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허재환 이코노미스트는 대선 후 경기회복 어떻게 전망하는지 들어보시죠.
기자 : 새 정부가 내수 관련 정책을 내놓겠지만 실질적으로 이 정책으로 인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고 심리 개선 정도에만 보탬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심리가 개선되면 민간 소비 심리가 살아나 올해 보다는 상황이 좋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 글로벌 경기가 안정세로 접어들어 수출이 회복되는 동시에 내수가 풀린다면 지금의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상황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