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검토만 '2년'..표류하는 변동성지수 선물

증권업계 "정부 규제 중독, 출시 안된 상품도 규제"
금융위 "파생상품 부작용 심각..검토 시간 필요"

입력 : 2012-11-20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신규 금융상품 출시를 두고 증권업계와 금융당국간에 2년 가까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0년 변동성지수 ‘V코스피’를 활용한 새로운 지수 선물 상장 준비를 마쳤다.
 
'V코스피'는 코스피200의 옵션 가격을 통해 옵션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수치로 보여주는 지수다. 코스피지수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고, 코스피지수가 급락할 때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변동성지수 선물은 'V코스피' 지수를 금융자산으로 만들어 일정 시점에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파생상품이다.
 
변동성지수를 활용한 선물이 생기면 증권사들은 새 금융상품들을 출시해 새로운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고 현물 시장에서는 변동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변동성지수 선물은 여전히 상장되지 않고 있다.
 
류승규 거래소 파생상품제도부 팀장은 “2010년부터 파생상품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새로운 지수선물에 대해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마음은 급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 증시 약세로 인해 거래 수수료 수입이 급감했다.
 
삼성증권(016360), 대우증권(006800), 현대증권(003450), 우리투자증권(005940) 등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는 지난해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새로운 수입원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ELW, ELS는 정부의 파생상품 규제로 수익이 줄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위, 금감원이 변동성 지수선물 상장을 허가해주지 않는 상황에 대해 “파생상품 부작용에 대한 비난이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공무원들이 과도하게 시장을 규제하고 있다”며 “ELW, ELS 규제도 모자라, 출시도 안된 상품의 부작용부터 걱정하고 금융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외에서는 미국 ‘VIX’, 유럽 ‘VSTOXX’, 러시아 ‘RESVX’, 홍콩 ‘VHSI’ 등 변동성 지수와 연동된 지수선물이 상장돼 있다.
 
정부 부처간에 변동성지수 선물상품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변동성지수 선물상품은 기관들이 거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성지수 선물에 찬성하는 뜻을 밝혔다.
 
반면 금융위는 “2010년부터 파생상품 시장이 과열되고 ELW 불공정 거래 등 파생상품의 부작용이 두드러졌다”며 “새로운 선물상품이 출시되려면 긴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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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