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어려울 때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
구본무 LG 회장(사진)이 업적보고회에서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신사업에 대한 적기 투자와 미래승부 기술의 발굴을 강조했다.
18일
LG(003550)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주 16일까지 3주간에 걸쳐 진행된 업적보고회에서 각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들에게 "글로벌 시장선도 기업은 경기침체기에도 수익성이 탄탄하다"며 "경기가 어려울 때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업적보고회는 구 회장이 계열사 CEO, 사업본부장 등과 함께 올해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구 회장은 이자리에서 시장선도 사업을 만들어 내기 위해 ▲상품·서비스 완성도 제고 ▲과감한 적기 투자 ▲미래 승부기술 발굴 ▲핵심인재 확보 등 4가지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여러개 또는 '최초'도 중요하지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고객 입장에서 완성도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완성도 높은 품질 확보에 필요한 투자나 기술개발은 실기하는 일 없이 일등 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적기 투자로 시장을 선점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며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투자의 우선 순위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두고 시장선도 지위에 올려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구 회장은 "당장의 제품개발에 치중하여 미래 상품과 핵심기술 확보에 소홀해서는 안된다"며 "차세대 선도상품 구상을 구체화하고 승부기술을 발굴하고 선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구 회장은 "전기자동차 전지 사업은 단단히 각오하고 준비하면서 한번 충전하면 장거리를 갈 수 있는 고용량·고출력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장선도를 위해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면서 "신사업 분야에서는 리더급 전문인력을 제대로 확보해 빠르게 사업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R&D)인력을 과감하게 확보해 기술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LG 관계자는 "이번 업적보고회는 그 어느 때 보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며 "지난 9월 임원세미나 이어 이를 개별 사업을 놓고 CEO 및 사업본부장들에게 다시 강도 높게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9월 임원세미나에서 '시장선도'를 위해 해야 할 일로 ▲고객가치 측면에서 탁월한 시장선도 상품 출시 ▲시장선도 기업에 걸맞은 보상경쟁력 확보 ▲고객가치에 몰입하는 LG만의 일하는 방식 정착 등 세 가지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