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20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재정절벽 이슈에 대한 낙관론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으며 1080원대 중후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재정절벽과 그리스 우려 완화로 주요 통화에 급등했다. 유로·달러는 1.281달러에 고점을 기록하며 상승(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81.5엔으로 고점을 높이고 81.3엔에 상승 마감 마감했다.
이날 주요 외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말 아시아 순방 중에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협조 요청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열린 재정절벽 협상을 위한 백악관 회동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우려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의 10월 기존주택판매와 11월 주택시장지수 등이 호조를 보여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유럽에서는 20일 개최된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서 그리스 추가 구제금 지원에 대한 잠정 합의가 나올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또 다른 언론에서는 오는 28일로 예징된 유로그룹 전화회의 이전까지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Aaa→Aa1, 부정적)하며 프랑스의 재정위기에 대한 회복력이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일본 엔화 약세에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일 국채금리 스프레드(차이) 축소에도 일본의 내부적인 요인으로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경기 부진,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빠른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완화 속도, 무역적자 지속, 일본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 증가세, 중의원 해산과 12월 조기 총선에 따른 정치적 불안 확산과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의 강력한 완화책에 대한 기대 등이 최근 엔화 약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역외 중심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반등 기대가 증폭됐으나 어제는 롱스탑(손절매수)이 집중되며 반등분을 되돌리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네고(달러매도) 부담이 지속되고 대외 불확실성에도 원화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유지돼 롱플레이를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오늘 환율의 추가 하락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미국 달러 상승 가능성과 1080원 선을 앞두고 당국 개입 경계 등이 낙폭을 제한할 것"이라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1080원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83~1088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재정절벽 이슈에 대한 낙관론 속에 역외환율이 소폭 하락한 점을 반영해 오늘 원·달러 환율은 하락압력 속에 출발할 것"이라며 "장 초반 BOJ의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어 엔화 약세 기대에 따른 엔-원 숏크로스 거래 부담이 환율의 하락을 부추길 수 있지만 자산매입규모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만큼 선제적 베팅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변 연구원은 "다만 1085원 부근 개입경계가 작지 않은 데다 수입업체 결제 수요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를 앞둔 경계감으로 낙폭이 제한되며 1080원대 중후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084~1088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