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국내 항공시장에서 저비용항공사(LCC)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LCC 전용터미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 저비용항공사의 국내 진입 등 시장 상황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국내 LCC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전용터미널 건립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전용터미널 건립에 따른 장점은 무엇보다 공항이용료가 낮아지면서 총 여객운임이 지금보다 더 저렴해 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LCC가 공항에 지불해야 하는 이착륙료 등 시설이용료 인하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후진을 못하는 항공기를 후진시키는 견인차 서비스(푸쉬백)를 쓰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이륙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지상조업비 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소비자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국내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LCC 전용터미널이 생기면 결국 그 혜택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며 "일본의 경우 간사이공항에 LCC 전용터미널을 건립된 후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4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항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LCC의 존재 이유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저렴하고 질좋은 서비스"라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 LCC 출범 첫해에 전용터미널 건립
일본은 보다 발 빠르게 LCC 전용터미널을 마련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국 LCC 출범 이전부터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나리타공항과 간사이공항에 LCC 전용터미널 건설계획을 발표했고, 지난 10월 간사이공항에 LCC 전용터미널을 마련해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혜택으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간사이공항 LCC 전용 터미널의 경우 국제선 승객이 지불하는 시설사용료를 기존 터미널 사용료보다 약 40% 저렴한 1500엔(약 2만2000원)으로 낮췄다. 따라서 LCC 전용터미널을 오가는 탑승객은 약 1만6000원의 공항이용료를 아낄수 있게 됐다.
현재 인천공항 국제선 공항이용료는 2만8000원이다.
일본 이외 동남아시아권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정부가 LCC 전용터미널 건립 사업을 적극 추진해 카운터와 사무실 임대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 김관영 의원은 인천공항의 발전을 위해 저비용항공사의 적극 유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인천공항에서도 저비용항공사가 국제선 여객의 8.3%에 이르고 있는 만큼 저비용항공사 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 저비용항공사간 제휴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예상되기 때문에 인천공항에 국제선 저비용항공사 유치는 허브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LCC 전용터미널.."아직 이르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LCC 전용 터미널 건립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상일 국토부 항공산업과장은 "LCC 전용 터미널 건립 문제는 나라의 사정과 소비자 패턴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특성상 기존의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을 요구하는데, 면세점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전용터미널을 이용하면 오히려 더 불편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전용터미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정책적으로 지속적인 검토를 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