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곽보연기자] "콤팩트카메라를 ‘지옥불’에 던져버릴 스마트폰 카메라의 혁명이 시작됐다."
지난 2000년 삼성전자가 사상 최초의 '내장형 카메라폰' SCH-V200을 출시할 때만 해도 30만 화소에 불과한 조악한 수준의 ‘폰카’가 전문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현재 삼성, LG전자, 팬택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에 무려 1300만 화소에 이르는 카메라를 장착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 사실상 스마트폰 카메라가 컴팩트 카메라로 출시되는 제품들보다 일부 스펙에서는 우위에 선 셈이다.
특히 최근 유명 사진작가 김중만이 팬택의 최신 스마트폰 베가 R3로 촬영한 사진으로 전시회를 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마트폰 카메라의 가치가 단순 ‘실용성’ 차원에서 ‘예술성’으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동시에 '현대인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카메라'인 스마트폰 카메라의 진화가 어느 수준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부응해 삼성전자, 애플 등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자사 주력 제품에 가장 공들이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카메라 기능이다. 실제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5를 전 세계에 출시하며 제작한 5가지 광고에서 카메라의 '파노라마 모드'를 핵심 기능으로 내세웠으며, 삼성전자도 전 세계로 방영된 갤럭시S3 TV 광고의 상당부분을 카메라 기능에 할애했다.
팬택의 경우 국내 최초로 1300만화소 카메라를 선보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력 제품인 베가 R3의 카메라 성능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베가R3는 사진작가 김중만의 선택을 받은 데 이어 최근 전문사진작가들과 사진애호가, 파워블로거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맨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팬택 '베가 R3', 삼성전자 '갤럭시S3', LG전자 '옵티머스G', 애플 '아이폰4S'(사진=각 제조사)
◇베가R3, 포토그래퍼가 꼽은 '가장 흥미로운 카메라'
한동안 베가 R3를 만지작거린 포토그래퍼 강민구(Z스튜디오)는 베가 R3에 대해 "흥미롭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가 내세운 베가 R3 카메라의 최대 강점은 '자연스러움'과 '편집툴'이었다. 무엇보다 쉽게 손에 익숙해지는 사용자 편의성도 큰 장점으로 꼽혔다.
삼성 갤럭시S3, LG 옵티머스G처럼 지나치게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오히려 사용법이 난해한 최신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직관적으로 구성된 유저인터페이스에서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강민구 작가는 "통상 스마트폰 제품보다 표현이 자세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스마트폰 카메라의 경우 사용 편의를 위해 대부분의 기능이 자동화되어 있는 반면 베가 R3의 경우 사용자의 취향에 쉽게 순응하도록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포커싱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못하다는 점과 일부 색깔의 경우 색감이 과장되게 연출되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색감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과장됐다'는 건 칭찬할 만한 부분이라는 평가다.
DSLR 매니아이자 파워블로거인 김희주씨(26세)는 적극적이고 매력적인 색채 표현을 베가R3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별도의 보정을 거치지 않아도 노이즈 없이 자연스럽게 피사체의 색감과 장점을 잡아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베가R3의 단점으로 '측광' 기능을 중앙으로 놔둘 때나 전체로 놔둘 때나 변화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강민구 작가는 "빛이 집중된 곳을 터치하면 상황에 맞게 노출이 변화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약간 아쉽다"고 말했다.
◇팬택의 최신 스마트폰 '베가 R3'(사진=팬택)
◇갤럭시S3·옵티머스G·아이폰4S.."기능별 장단점 뚜렷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컴팩트 카메라를 그대로 폰에 옮겨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지털 카메라에나 탑재될 법한 다양한 옵션과 촬영모드가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갤럭시S3의 최대 강점이었다.
강 작가는 "다른 제품들과 달리 갤럭시S3는 감도(ISO) 조절기능과 세 가지의 측광모드를 제공하고 있다"며 "노출을 상황에 맞게 조절해 좀 더 정교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다양한 상황에 따른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색채 표현력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강 작가는 "베가R3는 피사체의 자연스러운 색감을 연출하는데 반해 갤럭시S3는 선명도는 높은데 정작 색채에 부드러움이 없어 전체적으로 사진이 어색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DSLR 사용자들도 갤럭시S3에 대해 비슷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갤럭시S3가 차용한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특징을 감안하더라도 색감이 다소 왜곡되는 경향이 발견되며 '마젠타'(붉은기)가 피사체 본연의 색깔에 덧씌워져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옵티머스G는 '빠른 움직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옵티머스G를 직접 사용해본 일부 전문가들은 연속사진의 촬영 속도가 일반 DSLR보다도 빠르다는 점을 장점으로 치켜세웠다. 또 촬영 직전의 화면들을 자동적으로 기록해주는 '타임머신' 기능은 사용자들이 좋아할만한 기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옵티머스G의 경우 흔들림에 대한 자체적 보정능력이 낮고, 사진에 전반적으로 녹색감이 도는 점, 미흡한 화이트밸런스 기능 등은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다.
이어 애플의 아이폰4S는 비교 대상이 된 스마트폰 중 출시된 지 가장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쓸만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카메라 화소수가 후면카메라 800만 화소, 전면카메라 90만 화소에 불과해 화질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현실적인 색감 반영은 아이폰4S가 가장 좋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