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대 초·중반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재정위기, 미국 재정절벽, 가계부채 등 대내외적으로 경제 암초들이 곳곳에 즐비하기 때문이다.
26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9월 발표한 3.4% 전망치에서 0.4%포인트 하향조정한 수치다.
KDI 전망치는 국내외 주요 기관 중 금융연구원의 2.8% 전망치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유로존 재정위기에다 미국 재정절벽 우려까지 겹치면서 경기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판단했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유로존이 불확실하지만 지금보다 악화되지만 않고, 미국 재정절벽이 현실화 되지만 않는다면 경기회복이 가능하다"면서도 "재정절벽이 현실화 된다면 또 다시 몇 년 동안 침체가 지속될 것이고, 정말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이 현실화 된다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3% 달성이 어렵다는 얘기다.
이 연구위원은 "이런 부정적인 충격이 나타나지만 않는다면 내년초 정도가 경기회복시점이 될 것이지만 경기회복의 정도는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등 국내 여건을 고려하면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실제 경기 회복세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3%대 중반 정도의 성장률은 많이 낙관적인 수준"이라며 "중국이나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런 성장률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요 기관들도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대의 낮은 수준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3.1%), 한국은행(3.2%), LG경제연구원(3.3%), 한국경제연구원(3.3%), 현대경제연구원(3.5%) 등은 3%대 초중반을 예상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013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 성장세가 높지 못하고 가계부채 문제 등이 내수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추세 성장률에 못미치는 낮은 성장에 그치게 될 것"이라며 "내년 실물경제의 가장 큰 변수로 유럽 재정위기와 국내 가계부채 문제 등"을 꼽았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 역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대 저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3%대 성장 전망도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의미 있는 회복을 하려면 가계부실을 털어내고 공격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한데 지금 그런 형편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