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터뷰)환율 정부 개입 전망과 영향은

입력 : 2012-11-29 오전 8:36:03
[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정부가 환율 움직임에 개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움직임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정부의 환율 개입과 향후 환율 움직임까지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 살펴보겠습니다.
 
김기자, 정부가 개입을 결정하기까지는 계속된 환율 하락 때문이었을 텐데요. 환율 하단이 우려할만한 수준이었던 건가요.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로 하락하면 우리나라 주력 수출업종 상당수가 피해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마지노선까지 환율이 떨어지면서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습니다.
 
환율이 내년에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우려는 커졌는데요. 기획재정부는 지난 15일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장관 주재로 제33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산업연구원의 '최근 수출입동향 점검 및 대응'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국내 펀더멘탈, 선진국의 통화완화 정책 지속으로 환율이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앵커 : 우려 때문일까요. 이번달에 이미 박재완 장관이 정부개입을 시사했었다구요.
 
기자 : 평소 환율에 대해서는 신중한 발언을 했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 들어 외환시장 규제 강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쏟아냈습니다. 박 장관은 "최근 환율의 변화속도가 가팔라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은 시장의 펀더멘털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한국은행은 환율에 절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정부 개입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습니다.
 
앵커 :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지난 화요일 구체적인 1차 개입안이 발표됐죠.
 
기자 : 지난 27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관계자가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렸는데요. 이 회의에서는 외국환 은행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를 낮추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국내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는 40%에서 30%로 낮아지구요. 외국은행 지점은 200%에서 150%로 하향 조정됩니다. 지난해 5월에 이어 1년6개월 만에 축소하는 겁니다.
 
선물환 포지션은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을 뜻하는데요. 이 비율이 축소되면 선물환 거래가 줄어 달러의 유•출입을 줄이는 효과를 냅니다.
 
앵커 : 추가적인 개입도 예정되어 있나요.
 
기자 : 같은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추가적인 외환 건전성 규제를 재정부•한은과 함께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두번째 조치는 외환 건전성 부담금을 늘리는 건데요. 비예금성 외화 채무에 대해 만기별로 0.02~0.2%포인트의 부과금을 물리는 겁니다. 이 같은 정부의 환율 개입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가파른 하락 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있었다며 정부 개입을 낙관적으로 보셨습니다.
 
사실 이미 구체적인 개입 방안이 나오기 이전 박재완 장관의 발언 후부터 환율이 상승하기 시작했죠. 환율 움직임 살펴볼까요.
 
기자 : 이번달 중순 정부의 환율 개입 의지가 곳곳에서 비춰지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1080원대에서 부진한 흐름 보이던 환율이 1090원대로 반등하기도 했습니다.
등락을 거듭하다 어제 원달러 환율은 3일만에 반등했습니다. 전날 보다 1원60전 상승한 1085원70전에 개장했구요. 개장 이후에는 대부분 1085원을 중심으로 등락했지만 장 후반 반등 폭을 높이면서 1086원50전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오히려 정부가 개입 의사를 밝힌 후 환율이 상승하다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자 변동성이 축소되는 모습인데요. 엊그제 외환당국이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안을 발표하면서 추가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겁니다. 또 이미 시장에 개입 경계감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의 환율 움직임에 대해 전승지 연구원님은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강도 높은 개입이 개입 경계감을 형성했지만 매물 부담으로 상승폭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사실 그동안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 한국정부의 조치에 대해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을 통해 평가했는데요. 한국 정부가 환율 방어라는 정책 수단을 선택하게 된 필연성에 대해서는 우선 인정했습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지난 5월부터 9% 오른데다, 비교적 탄탄한 경제와 미국 보다 높은 금리로 해외 자본 유입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다만 정부의 자본통제가 원화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목했는데요. 투자자들이 상황이 좋을 때는 투자금을 쌓아놓지만, 외환 당국이 통제하겠다는 신호가 나오면 즉시 빠져나간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개입은 전혀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 통제정책 도입을 예상할 수 있어 자금 유출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큰폭으로 하락했던 환율이 다시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긍정적으로만 봐도 될까요. 전승지 연구원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가파른 하락 속도 조절에는 성공했으나 완전히 방향성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셨습니다. 앞으로 정부 개입 강도는 어떨까요.
 
기자 : 가장 유력했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규제하는 대책은 이미 시행하기로 했구요. 말씀드렸다시피 은행의 비예금성 외화부채에 계약만기별로 차등 부담금을 부과하는 외환건전성 부담금 강화도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부담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토빈세 도입에도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토빈세는 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인데, 전세계가 동시에 해야하고 너무 강력한 통제 범위에 들어가 채택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강도별로 여러 개입 방안이 있을텐데요. 전승지 연구원님은 정부가 환율시장에 어느정도 개입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 들어보시죠.
 
앵커 : 대내외 부정적 시각이 부담스러워 강력하게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셨습니다. 그렇다면 환율 움직임을 예상해보죠.
 
기자 : 최근 정부개입 경계감에 환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방향이 완전히 상승으로 바뀌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아무래도 환율 움직임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주체는 기업일텐데요. 우리나라 수출입 중소기업들은 연말 환율이 1076원50전으로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BK경제연구소가 164개 수출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율전망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연말까지 환율은 현재 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원화강세 현상이 내년 6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설문에 응답한 수출입 중소기업 중 87.6%가 연말 환율이 하락 또는 보합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이유로는 글로벌 달러 약세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반면 환율 상승을 전망한 기업들은 정부 개입을 통해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렇다면 전승지 연구원님은 향후 환율 움직임 어떻게 보시는지 들어보시죠.
 
기자 :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070원~109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하셨습니다.
 
글로벌 달러 약세로 추가적인 환율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개입여부가 환율 변동에 변수로 작용할 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 오늘 정부의 환율 개입에서 환율 전망까지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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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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