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넥슨이 인수한 국내 게임 상장사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썩 좋지 못하다. 성장성이 부재하다는 전망 탓에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먼저
엔씨소프트(036570)의 경우 지난 6월 창업자 김택진 대표이사가 지분 14%을 8000억원에 넥슨에 매각한 이후 20만원 후반대였던 주가가 현재 16만원 수준까지 빠졌다. 지난해 10월 인수된
JCE(067000)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4만원까지 급등했던 주가가 4만8200원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 추락을 거듭, 현재 1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게임하이(041140)는 좀 나은 상황이다. 2010년 5월 경영권을 넥슨에 넘겼을 당시 주가는 7000원이었다. 넥슨 계열사와의 합병 등 입증되지 않은 시장 풍문에 의해 상승을 거듭했다가 최근 다시 7000원 수준으로 돌아왔다.
“주가는 기업의 현재가 아닌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한다”는 증시 격언을 되새겨 볼 때 이러한 현상은 시장이 세 기업의 성장성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넥슨의 입수합병(M&A) 행보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넥슨이 현재의 독보적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유망한 게임사들을 인수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해 가장 유명한 일화는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을 차입을 하면서까지 인수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무리한 확장’이라며 우려를 표했지만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의 폭발적 인기로 글로벌 타이틀이 됐을 때 모두가 김정주 회장의 안목과 승부사적 기질을 인정했다.
하지만 넥슨의 M&A 전략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를 두고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냉정한 미국식 M&A’라 평가한다. 피인수 기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현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경영권을 취득하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캐시카우를 확보하고자 ‘돈 되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한다는 이야기다.
게임을 담당하는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도 “넥슨에게는 엔씨소프트, JCE, 게임하이가 얼마나 건전하게 발전하느냐는 관심이 없다”며 “기존 갖고 있는 게임을 잘 운용하고 강력한 비용조절로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실제 넥슨에 인수된 기업들 대부분은 현금흐름과 매출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뚜렷한 성장동력이 있다고 보기에는 애매하다는 평가가 많다. 매출 규모에 비해 신작 프로젝트가 적고 인력 채용에 보수적이며 역동성과 진취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넥슨측은 시장의 우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했다.
넥슨 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은 게임업계 전반적인 추세”라며 “자본유통에 대해 관심 갖는 것보다 일관성 있게 사업을 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M&A 이슈 관련해서는 “피인수 기업들의 건전한 발전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하나의 산업이 성숙해지면 집중 현상은 일반적인데 이는 더 큰 성장의 토대가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