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1%대로 하락해 1.6%의 안정세를 기록했다. 이는 그 동안 물가 상승을 견인했던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다소 하락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8월 1.2%를 기록한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1%대로 진입했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대비로도 0.4% 하락해 2010년 11월 -0.5% 기록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으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지난 11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가격이 태풍 피해에서 다소 벗어나 많이 내려갔고, 석유 가격도 10~11월 많이 떨어져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안 과장은 "농산물 가격은 태풍 피해 영향이 완전히 제거된 것이 아니어서 좀 더 낮아질 여지는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8~9월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가 컸던 농축수산물은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2.9%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배추, 파, 무 등의 일부 품목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 김장철 주부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신선식품지수도 전달보다는 6.6%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 보다는 8.0% 상승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선채소는 전년동월대비 17.5%, 신선과실은 7.0% 각각 상승했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전년동월대비 돼지고기(-13.9%), 고춧가루(-9.3%), 감자(16.7%), 바나나(-11.6%), 명태(-11.4%) 등은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에 배추(90.3%), 파(89.0%), 무(54.4%) 등 김장 채소 가격은 급등세를 지속했고, 배(46.6%), 사과(17.7%) 등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 제품은 전달보다 2.2%,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각각 하락해 내림세를 기록했다. 휘발유와 경유는 전년동월대비 1.2%, 0.8% 내렸다. 다만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는 4.7%, 12.0% 올랐고, 전기료는 2.1% 상승했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효과로 서비스 가격도 전년동월대비 1.3% 상승했지만 전월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다. 보육시설이용료는 전년동월대비 34.0% 하락했고 학교급식비는 15.4% 낮아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1월 소비자물가는 기상여건의 호전과 국제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면서 10월 대비 하락세가 확대됐다"며 "12월에도 소비자물가가 현재의 안정세를 유지할 경우 올해 전체 물가는 2%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한파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농산물 수급불안, 국제유가·곡물가격 변동성 확대 등 공급측 애로요인 재부각 등의 불안요인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물가안정세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불안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구조개선 노력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농산물 동절기 수급안정을 위해 원활한 수확과 출하를 유도하고 관측강화, 비축·계약재배 확대 등 수급안정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또 최근 곡물가 급등세 완화, 유가하락, 환율인하 효과가 가공식품과 개인서비스 요금 등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도 강화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