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조성목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1국장

입력 : 2012-12-04 오후 4:06:37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앵커 : 토마토인터뷰 시간입니다. 최근 현직 금융감독원 국장이 사채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금감원 저축은행검사국장이자 ‘머니힐링’의 저자인 조성목 국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조 국장님 안녕하세요. 현재 저축은행검사국장으로 일하고 계시는데요, 어떻게 사채시장에 대한 책을 쓰게 되셨나요?
 
답변 : 제가 2000년 9월부터 10년6개월간 서민금융지원 업무를 했습니다.
고리사채 피해자들과 상담을 한다든가 불법 자금모집 하는 행위 단속 등 업무를 해왔는데요. 작년 5월부터는 저축은행검사국장으로 왔는데 저축은행검사국장을 하고 있는데도 문의가 많이 왔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육박하고 있는데 가계부채가 커지면 결국은 사채시장으로 많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채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이미 피해를 입은 분들은 치유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책을 발간하게 됐습니다.
 
질문2. 빚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하셨는데, 현재 고금리 사채 이용자가 얼마나 되나요?
 
답변 : 사채의 특성상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2008년에 갤럽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등록대부업체를 포함하면 약17조원, 190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질문3. 생각보다 사채 이용자가 많은데요, 무등록 대부업체도 그만큼 많은 거겠죠?
 
답변 : 그렇습니다. 등록된 대부업체수를 포함하면 17조원 정도 되고 무등록대부업체만도 약 10조원 정도, 100만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습니다.
 
등록 대부업체가 2008년에 1만8000개 정도 됐는데 지금은 1만2000개 정도 됩니다. 6000개 정도 줄었는데 걱정스런 것은 암시장 사채로 다시 가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질문4. 사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이자가 비싼 사채를 이용한 경우는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 이 많은 분들이 사채까지 손을 벌리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뭔가요?
 
답변 : 사채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봤습니다. 대부분 처음 시작은 신용카드입니다. 빠르고 편한 것부터 쓰게 돼 있거든요. 지갑 속에 카드를 가지고 소비를 시작합니다.
 
신용카드는 결국 외상인데 옛날같으면 외상은 잘 안줬는데 신용카드 한 장으로 모든 게 다 되다보니 신용카드 빚이 자기가 갚을 능력을 벗어나게 되죠.
 
그러다보면 2금융권 캐피탈이나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립니다. 신용도가 좀 좋은 사람은 은행대출로라도 막는데 그게 안되는 분들은 대부업체 고금리 대출로 갑니다.
 
그런데도 카드 연체를 못 막게 되면 결국 카드연체금을 대신 갚아준다는 연체 대납업자에게 갑니다. 이게 사채 맛보기 단계입니다. 빠르고 편하다 보니까.
 
연체를 대신 갚아주는 사채업자와 친해지다보면 사채 돌려막기를 하게 되는데, 문제는 지금 빚보다 돌려 막은 빚의 이자가 더 높다는 겁니다. 결국 빚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과정을 겪게 되는 겁니다.
 
질문5. 이미 불법 사채로 인해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 그런 분들은 금융감독원에 사금융피해상담센터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캠코나 경찰 등이 다 나와서 같이 상담을 하고 있거든요, 받아보길 권합니다.
 
국번없이 1332로 신고해서 보호도 받고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상담 받으시면 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보시면 됩니다. 사채 빚을 쓴다면 법원에서 하는 개인회생제도가 있습니다.
 
연소득이 5000만원인데 빚이 3억원이 된다면 이 빚을 갚으려면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법원에 개인회생 신청을 하면 3~5년간 가족들과 최소 생계를 할 수 있는 비용을 빼고 그 의무 다 이행하면 나머지는 면책을 해줍니다. 빚이 5억원이라도 1년에 1000만원씩 5년간 5000만원을 갚았다면 4억5000만원을 면해주는 겁니다.
 
그것도 어렵다, 일자리도 없고 소득을 창출하지 못한다고 하면 마지막 단계는 소비자파산입니다.
 
법원에 소비자파산 신청을 해서 내가 가진 재산을 가지고 소위 '빚잔치'를 합니다. 나머지는 면책을 받아야 합니다. 면책을 못 받을 경우 파산자로만 전락하고 나머지 채무는 계속 갚아야 되는 이런 경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제도들은 성실하지만 불운한 이런 분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들이므로 이런 제도를 잘 이용하면 되겠습니다.
  
질문6. 그렇군요. 파산까지 가지 않고 최대한 빚을 갚으면서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답변 : 크게 프리워크아웃이 있습니다. 개별 금융기관에서 개인이 실직이나 재해 등을 당해 어렵게 된 경우 빚을 감해주거나 상환 기간을 연장해 주는 등의 제도입니다.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전락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이런 제도를 활용해서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으면 됩니다.
 
그것도 어려울 경우 금융기관 공동으로 협약을 맺어서 '빚이 많은 사람을 구해주자'고 하는 것이 개인워크아웃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20곳에서 빚을 졌는데 '기간을 5년으로 연장해주고 연체이자는 면제, 금리는 낮게 해주자, 그래서 5년간 나눠서 갚게 해주자'는 식으로 금융기관이 협약을 맺어서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통과되면 나머지 빚은 면책을 받게 됩니다.
 
법원에 가지 않고도 이런 제도를 잘 활용하면 사채를 쓰지 않고도 버텨나갈 수가 있습니다.
 
질문7. 어떤 문제든 예방이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요, 고금리 사채 덫에 걸리지 않는 방법 좀 설명해주시죠.
 
답변 : 어려운 질문입니다. 지금 과소비 경향이 많이 있었습니다. 소득은 적은데 휴대폰 요금은 몇 십만원씩 나오는 이런 과소비를 해서는 안 됩니다.
 
불여불급한 지출은 최대한 삼가하고 빚을 갚아야 합니다. 꼭 지출해야 하는 돈인지, 지출 후 다음 날 후회하진 않을지 등을 판단해야 합니다. 카드 사용했는데 다음 날 후회한다면 이런 사람들은 카드를 잘라야 합니다. 교통카드만 별도로 만들어 교통카드만 사용해야 합니다.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출자해서 만든 한국이지론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신용상태에 따라 금리가 낮은 대출을 찾아주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이런 제도를 이용해서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대출 받아서 이자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빠르고 편하다는 이유로 10%대 금리를 쓸 수 있는데 39% 대부업체 고금리를 쓴다면 안되겠죠.
 
이미 고금리를 쓰고 있다면 낮은 금리로 갈아타서 이자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캠코에서 운영하는 바꿔드림론이 있습니다. 39% 짜리 대출을 은행에서 10%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있고 제2금융권의 햇살론 등도 있습니다.
 
앵커 : 여러 가지 방법이 있네요, 받아야만 한다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좋겠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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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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