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올해 극심한 기업공개(IPO) 한파 속에 주관사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려졌다.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신규 상장사들이 흥행을 위해 좀 더 경험있는 전통의 강호 찾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투·우투·하나대투 '선전'..삼성·대우 '부진'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 주관사로 등록된 29개 증권사 중 올해 신규 상장을 가장 많이 주관한 곳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한국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강자인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삼보이앤씨의 상장은 실패했지만, 총 4건의 IPO를 성사시켰다. 총 8건의 상장을 주관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건씩 4건을 성사시키며 예년(5건)수준을 기록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지난해 2개 기업을 상장시키는데 그쳤던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일본기업인
SBI모기지(950100)와 SBI액시즈(예정) 등 해외기업 IPO에 주력하며 전년보다 늘어난 3건을 주관했다.
지난해 1건의 IPO 주관을 담당했던 한화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2건식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선전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해와 같은 2건을 성사시켰고,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등도 각각 1건씩 IPO를 주관하며 명맥을 유지했다.
반면, 전통적 IPO 강자였던 KDB대우증권은 2건에 그치며 지난해 8건에서 주관실적이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4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했던 현대증권도 연초 사람인HR 이후 상장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동양증권,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SK증권 등 17개 증권사는 올해 단 1건의 상장도 주관하지 못한채 한 해를 마감했다.
◇급감한 공모규모..대어가 없다
지난해 5개기업의 공모규모가 1000억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IPO 시장에서 시장을 선도할 만한 대어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증권은 올해 CJ헬로비전과 휴비스 상장을 주관하며 4933억원 규모의 공모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모규모가 948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났다.
여기에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하며 3% 내외에서 결정되던 주관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강자였던 대우증권이 주춤한 사이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진 해였다"며 대우증권이 올해 업계 최고규모의 주관을 잇따라 성공했지만, 흥행실패로 실권주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대형 증권사 IPO 관계자는 "투심이 얼어붙으며 시장에서 기대됐던 현대오일뱅크와 SK루브리컨츠, 산은지주 등의 상장 연기가 도미노현상처럼 퍼지며 중소형급 비상장사들도 상장을 주저하는 모습"이라며 "좋지않은 시장환경에서 주관사 선정과정을 둘러싼 증권사간 네거티브 전략도 업계를 힘들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소형 증권사 IPO 담당자는 "예년의 경우 중소형 상장준비기업들은 대형 증권사보다는 중소형 증권사와 IPO를 진행해왔지만, 시장이 줄어들다 보니 대형 증권사들이 중소형 증권사들이 맡을만한 건수까지 싹쓸이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