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현대증권은 내년에 주요국의 금융완화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로존과 미국의 재정위기가 해소되고 세계경제 회복이 동시에 이뤄지는 '그랜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은 4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개최한 '2013 현대 에이블 포럼(Hundai Able Forum)' 행사에서 내년 주식시장이 2003년, 2009년과 비슷한 데자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 금융완화 정책이 지속되면서 풍부한 유동성이 충족된 상황에서 유로존 위기가 진정되는 한편 상반기 미국경제 회복에 이어 하반기에는 중국과 유로존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회복이 세계의 유효수요를 확대시키고 이는 중국과 유로존 경제의 회복을 유도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란 설명이다.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는 상저하고 구도에서 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주택건설 확대에 이어 하반기로 갈수록 주택가격이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가계부채 부담이 축소되면서 소비여력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내년 한국경제 역시 상저하고 구도 속에서 3%대 중반의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경제가 미국 주도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이 1분기 이후 살아나고 내수도 완만하게 회복되는 상황에서 저금리 정책과 물가안정이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추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엔화약세와 유로존 위기 진정, 양적완화 강화 등으로 100엔당 원화 환율은 1400원대에서 1200원대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외환당국의 원화가치 상승속도 조절의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코스피지수는 1850~2300포인트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코스피 전망치는 기업이익 성장률이 상승함에 따라 주가수익배율(PER)이 10.5~10.8배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란 분석을 토대로 산출됐다.
이상원 현대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2010년 이후 글로벌 경기 성장세의 둔화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초래했다"며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세계경제의 성장이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 유동성이 주식보다는 채권에 집중되는 현상은 여전하지만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주식형 자금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상원 스트래터지스는 "올해 자산군별 자금유입은 하이일도, 회사채에 집중되고 있는 반면 국채는 순매도 국면"이라며 "채권 자금의 위험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과거에 신용스프레드 축소 이후 글로벌 자금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관련주 투자와 관련해서는 "내년에도 중국 소비주는 선점업체 위주로 '매수 후 보유' 전략이 유효하다"며 "중국은 내년 상반기 경기회복과 함께 정권초기 지방정부의 투자과열, 미국과 역내 수출 호조, 지방 부동산 규제완화 등 정책 모멘텀을 감안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