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창사이래 처음으로 고졸 신입사원을 채용했다고 5일 밝혔다. 7개 분야 200명으로 전체 공기업에서 최대 규모다.
수치로만 보면 정부의 권고기준 20%보다 두배나 높은 40% 수준이다. 지난 4월 5년 만에 대졸 신입직원 287명을 채용한데 이어 두 번째 공채로 올 한해만 신입사원 500명을 선발했다.
이번 채용이 조금 더 특별한 건 지역 인재와 여성은 물론 장애인과 저소득층 청년을 우선시 했다는 점이다.
LH의 고졸신입사원 공채에는 전국 653개 특성화고의 모집분야관련학과 졸업예정자(기졸업자 포함) 중 학교장 추천을 받은 19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필기시험과 면접전형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112개 학교에서 최종 200명의 합격자가 선발됐다. 평균 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셈이다.
분야별로는 회계 48명, 전산 12명, 토목 55명, 건축 36명, 전기 19명, 기계 17명, 조경 13명 등이다.
LH 관계자는 "고졸 신입직원 채용을 통해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 부응함은 물론 학력이나 스펙보다는 실력과 능력에 따라 대우 받는 열린 고용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LH는 상반기 일반공채에 이어 이번 채용에도 사회형평적 인력채용을 위해 지역인재와 여성에 대한 채용 목표제를 시행했다. 그 결과 지역인재 100명(50%)과 여성 55명(27%)이 우선 선발됐다.
이외 국가유공자와 장애인도 사회형평적 채용의 혜택을 받아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합격자 중 기초생활수급자 32명(16%)도 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이번에 선발된 예비신입사원은 합격예정자로 앞으로 신체검사 등을 거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달말 정식 입사 하게 된다.
LH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대졸사원과 동등한 승진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승진제도를 마련해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의 인사 문화가 정착 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사내대학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고 대학교육에 대한 지원도 적극 검토해 대졸사원과 동등한 중견간부로 성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채용에는 어려운 환경과 어린 나이임에도 면접관들을 숙연케 한 가슴 뭉클한 사연의 주인공들이 많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보육원에서 지내면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합격의 기쁨을 쟁취한 19세 청년의 포부는 면접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는 면접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마련하는 것이 꿈인데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서 살지 못하는 불행하고 힘든 삶을 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 LH가 사람들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는 회사라 생각해 지원하게됐다"고 지원 동기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