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갈 길 바쁜 코스피의 앞길을 막고 있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재정절벽도 재정절벽이지만 최근 이집트 정치 리스크가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시장에 어떻게 작용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지난해 중동 민주화 당시 이집트의 혼란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일단 증권가에서 이집트의 정치 리스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 동향을 살펴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
◇삼성증권: 이집트 정치 리스크 재부각
지난 봄 무바라크가 퇴진한 이후 이집트에는 새로운 이슬람 정권이 들어섰다. 직접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탄생한 정권이지만 이들이 최근에 내놓은 새 헌법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헌법은 대통령에게 무제한적 권력을 부여하는 것으로 현재 이집트를 통치하고 있는 무르시 정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이 헌법을 둘러싼 대규모 유혈 충돌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고 이집트 증시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다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집트 내부의 혼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새 헌법 시행을 강행할 경우 이집트의 내분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고 무르시 정부가 투항해서 권력기반을 상실한다면 향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또 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1년 초의 중동 민주화 당시를 생각해보면 이집트의 혼란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유가다. 2011년 초에도 이집트 정정 불안에 따른 원유 수급 우려가 잘 나가던 글로벌 증시에 직격탄을 날린 적이 있다.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조금씩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집트 정치적 혼란에 따른 불안감도 일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증시를 압박했던 2011년 초의 사례가 재연되지 않을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나대투증권: OT 후속조치 나올까?
다음주 11~12일 예정된 FOMC에서 추가적인 자산매입 정책이 발표되리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 9월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버냉키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OT)가 끝나는 올해 말 모든 자산매입정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요즘 들어 추가적인 자산매입 정책이 필요하다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될 예정인 고용지표 또한 추가적인 정책 시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일단 OT의 경우 단기국채를 매도해 장기국채를 매입할 자금을 마련하였는데 지난해 9월부터 OT가 진행된 결과 FED가 보유하고 있는 단기 국채량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QE3가 확대된다면 화폐 발행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OT에 비해 유동성 공급 효과는 크겠지만,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 또한 높아지게 된다.
결국 현재 시장의 발목을 잡는 문제가 재정절벽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정책은 목적과 효과에 있어서 모두 방어적인 수준일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추가적인 정책이 양적완화의 형태가 된다면 달러약세와 환율전쟁 심화를 야기할 수 있다.
◇현대증권: 재정절벽 우려 불구, 방향성은 우상향
재정절벽에 따른 해법 도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과 ISM제조업지수의 부진 그리고 낮아진 매크로 기대치가 증시의 상승 탄력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방향성 측면에서의 매크로 개선 기대(QE3이후의 주택, 소비 등 매크로 개선세 유효)로 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섹터 측면에서는 삼성전자가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IT섹터의 견고한 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자동차 섹터가 연비 이슈에서 벗어나며 실적과 밸류에이션 모멘텀을 바탕으로 반전 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모습이다. 또 중국에 대한 회복 기대가 부각되면서 국내 소재•산업재 섹터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지수의 안정적 흐름을 이끌고 있는 양상이다.
결국 재정절벽 이슈와 G2의 매크로 개선 기대가 혼재된 상황에서 단기 지수의 등락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다소 긴 호흡에서 볼 때 힘의 균형은 매크로 개선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긍정적 관점에서의 시장 대응, 세부적 대응은 소비재와 자본재간 바벨 전략을 통한 수익 극대화, 코스닥 시장에서의 리스크 관리 등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