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각자의 길을 걸을 것만 같던 두 사람이 끝내 하나가 됐다.
민주당은 6일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독자노선에 힘을 싣는 듯 했다. 국민연대 출범은 사실상 ‘문재인의 독자적 길을 뜻하는 것’이라고 복수의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물론 안철수 전 후보의 지원 또한 포기하지 않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다만 안 전 후보에게 너무 휘둘린다는 당 안팎의 비판이 지속되는 터라 자구책은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솔직한 속내였다. 대선까지 불과 13일 남겨진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흐름 또한 민주당의 초조함을 한층 더하게 했다.
특히 전날 문 후보에 대한 지원 여부를 놓고 안 전 후보 측이 한바탕 소동을 벌인 뒤 민주당에 대한 섭섭함이 계속해서 언론 등 3자를 통해 전해지면서 자구책 마련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결론은 일단 힘닿는 데까지 가 본다는 거였다.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문 후보 또한 이날 오전 '필수생활비 절반시대'를 약속하는 기자회견에서 안 전 후보의 지원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대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 확답은 잇지 못했다. 굳게 다문 입술에서 결기가 느껴졌다.
그러던 차 이날 오후 1시경 안철수 전 후보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문 후보와 즉시 통화가 이뤄졌다. 이후 문 후보 측 노영민, 안 전 후보 측 조광희 비서실장이 중심이 돼 실무협의를 거쳤다. 협의를 마친 뒤 양측 캠프는 전에 없이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3시20분경. 양쪽 캠프 대변인이 단상에 섰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과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동시에 두 사람의 회동 사실을 전했다. 시간은 오후 4시20분. 장소는 서울 중구 정동의 한식당 달개비였다. 회동은 두 사람 단독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유민영 대변인은 이에 더해 안 전 후보의 입장문도 발표했다. “지금부터 문 후보 지원에 나선다. 단일화를 완성하고 대선승리를 이루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조건 없이 힘을 보태겠다”는 내용이었다. 캠프 내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기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문 후보는 남은 유세일정을 취소했다. 유세에는 문 후보가 참석하지 않는 대신 박영선 선대위원장 등 소속 의원들이 대신키로 했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가 조건 없이 돕겠다고 했는데 환영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연신 “네. 그럼요. 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양측에 따르면 이미 두 사람의 통화에서 큰 틀의 공감이 이뤄졌고, 실무선에서는 이날 그려질 밑그림까지 모두 합의됐다는 소식들이 전해졌다. 두 사람은 마침내 하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