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금융투자업계는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겪은 올해 시장 상황을 감안한다면, 내년에도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쉽사리 새내기주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산은금융지주와 현대오일뱅크, 현대로템, 삼성SDS 등 대어를 비롯해 SK루브리컨츠와 CJ푸드빌, 롯데카드 등 준대어급이 올해를 피해 내년 증시에 명함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오히려 최대의 실적이 기대되기도 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장이 예상되는 기업은 70여개를 넘는다.
시장의 관심을 모으는 최대 기대주는 역시 산은금융지주와 현대오일뱅크, 삼성SDS 등이다.
예년과 달리 자본금이 1000억원을 넘어서는 기업은 17개나 되며, 탄탄한 모기업을 둔 계열사로 안정성을 강조한 기업도 31개에 육박한다.
규모의 확대와 함께 이전 정보기술(IT)와 제조산업의 부품업종에 치중됐던 업종 스펙트럼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페베네(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아이웨딩네트웍스(온라인 웨딩컨설팅), ABC마트(신발멀티숍), 크라제인터내셔날(크라제버거), 더페이스샵과 네이처리퍼블릭(화장품), 아이센스, 제로투세븐, 포티스 등 다양한 사업을 내용으로 하는 기업들이 대거 상장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IPO 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사이클을 보여왔다.
부진했던 올해 시장상황은 고려하면 내년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IPO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기적 고수익의 투자처로 매력적인 상장시장에 눈을 돌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하지만 낮은 절대가격과 불안한 업황, 올해 상장한 대어들의 잇딴 실패 등 우려감속에 투자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한 대형 증권사 IPO 담당자는 "수출 부진과 환율악화 등으로 기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않고,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낙관은 이르다"며 "밸류에이션의 하단이 낮아져 시장에서 제 값 받기가 어려워진 만큼 당장 자금이 급한 상황이 아니면 기업들이 상장을 서두르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중소형 투자자문사 관계자도 "올해 대기업과 이들 계열사의 상장이 내년으로 미뤄졌지만, 내년 상장이 꼭 약속된 것으로 볼 순 없다"며 "기대를 모으는 대어들도 정책적, 경영적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한 상장시장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전문가는 "불안한 글로벌 환경에서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은 분명 어느 정도의 실적과 펀더멘탈을 갖춘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옥석을 가려야 하지만 물량의 희소성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은 가격을 갖춘 기업들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