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은 대어급으로 꼽히는 기업들이 흥행에 참패하거나 상장을 철회하는 등 한파가 지속됐다.
주식시장 침체와 함께 IPO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규모는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졌고 자금조달도 어려웠다.
이에 따라 공모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기대감이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 IPO시장 위축에 대어급 상장철회 기업 속출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IPO기업수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6건과 57건으로 총 73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의 중국대제국제유한공사와 에이비씨마트코리아를 비롯해, 코스닥시장의 테스나, 이비에이치인더스트리그룹리미티드, 파워테크놀로지, 컴바인윌홀딩스, 썬마트홀딩스 등 도합 7개 기업이 상장을 철회했다.
올해는 11월말을 기준으로 IPO 기업수가 유가증권시장(7개)와 코스닥시장(18개)로 총 25건에 그쳐 지난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상장을 철회한 기업도 4개(유가증권시장 3개, 코스닥시장 1개)에 달해 체감경기는 더 내려갔다.
특히 올해는 기대를 모았던 포스코특수강과 희성그룹 계열사인 삼보E&C, 호주의 '자라'로 불렸던 패스트패션기업인 FFB(패스트퓨처브랜즈)가 모두 공모단계에서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최소 1년이상 상장을 준비해온 기업들이지만 기관 대상 수요 예측에서 부진한 결과가 나와 자진해서 상장을 철회한 것이다.
◇ 자금시장 불황에 제값 받기 어려워
경기 불황으로 상장 예정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게 되면 기관투자가들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깎게 된다. 뿐만 아니라 동종 업계나 업황에 대한 우려도 상장예정기업의 공모가를 낮추는데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대량 실권사태가 발생하면 주관사가 물량을 떠안게 돼 기관투자자들은 공모가를 더욱 보수적으로 책정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상장예정기업들이 상장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한 것이다.
한 증권사 주식자본시장(ECM) 관계자는 "IPO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아 상장예정기업들이 현재로서 제값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내년 IPO시장도 장담할 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