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올해 IPO 한파..금융위기 이후 최악

입력 : 2012-12-07 오후 9:53:21
[뉴스토마토 박 남 숙 기자] 앵커:올해 부진했던 것은 주식시장 뿐이 아닙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로 자금줄 역할을 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그야말로 한파가 몰아닥쳤는데요. 올해 IPO시장과 내년 전망까지, 증권부 박남숙 기자와 얘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박기자, 올해 IPO 시장 규모가 금융위기 최악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신규 상장했거나 연말까지 상장에 나서는 기업은 코스피 7개와 코스닥 21개 등 총 28건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 73개 기업이 상장시장에 나왔던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공모규모를 보면 더 심각한데요.연말 상장을 앞둔 한곳을 제외하고 이날 현재까지 상장한 신규 IPO시장 공모규모는 9758억원입니다.
 
경기침체가 지속됐던 지난해도 73개 기업이 신규 상장하며 4조2558억원의 공모자금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공모건수와 규모 모두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인 셈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급감한 공모규모에 대어급 새내기주도 줄었는데요. 그럼 공모 주관시장 현황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공모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면서 1000억원 이상을 공모한 새내기주는 CJ헬로비전(037560)휴비스(079980) 두 곳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5개기업의 공모규모가 1000억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IPO 시장에서 시장을 선도할 만한 대어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주관사별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는데요.
 
대우증권은 올해 CJ헬로비전과 휴비스 상장을 주관하며 4933억원 규모의 공모규모를 자랑했습니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입니다.
  
여기에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하면서 3% 내외에서 결정되던 주관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에 훨씬 못미친다는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전통적인 강자였던 대우증권이 주춤한 사이 다른 증권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는데요.
  
올해 신규상장을 가장 많이 주관한 곳은 6개 기업으로 한국투자증권이었고요. 우리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4건, 하나대투증권은 3건이었습니다.
 
삼성증권, 동양증권, 대신증권 등 나머지 17개 증권사는 올해 단 한건의 상장도 주관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공모시장 위축에 이어 최근 상장을 아예 철회하는 기업도 늘어났다고요?
 
기자: 네, 공모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른 지난해 IPO기업 총 73건 가운데 7건이 상장을 철회했고요.
 
올해는 IPO 기업수 25건 가운데 4건이 상장을 철회해 체감경기는 더 내려갔습니다.
 
특히 올해는 기대를 모았던 포스코특수강과 희성그룹 계열사인 삼보E&C, 호주의 '자라'로 불렸던 패스트패션기업인 FFB(패스트퓨처브랜즈)가 모두 공모단계에서 상장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경기 불황으로 상장 예정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게 되면 기관투자가들은 수요 예측에서 공모가를 깍게됩니다.
 
뿐만 아니라 동종업계나 업황에 대한 우려도 상장예정기업의 공모가를 낮추는데 영향을 미칩니다.
 
상장 예정기업으로서는 1년 넘게 상장을 준비했는데 현재로서 제값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는 경우가 속출한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어려웠던 IPO시장에서도 상장에 성공한 새내기주, 결과는 어땠습니까?
 
기자: 올 한해 지금까지 상장한 26개 기업중 공모가와 비교해 주가가 오른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친 12곳에 그쳤는데요.
 
종목별로 명암이 엇갈렸습니다.
 
새내기 종목중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공모가대비 217.00% 오른 사람인에이치알(143240)이 차지했고, 나노스(151910)도 120.71%의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아바텍(149950), 빛샘전자(072950), 네이블(153460), 코이즈(121850) 등이 공모가 대비 50% 가까이 상승하며 IT부품과 스마트폰 관련 업종의 선전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람인에이치알의 경우는 내년 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취업난 해소와 관련된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꾸준한 투심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상장이후 피엔티(137400)는 무상증자 발표로 인한 권리락으로 28.70% 하락했고, 사조씨푸드(014710)도 공모가 대비 40% 넘게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공모 규모가 2000억원대가 넘었던 CJ헬로비전과 휴비스도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10% 가량으로 체면을 구겼습니다.
 
앵커: 올해 IPO시장은 우여곡절도 많고 힘들었네요. 마지막으로 내년 IPO시장도 점검해보도록 하죠. 올해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 투자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하는게 좋을까요?
 
기자: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겪은 올해 시장 상황을 감안한다면, 내년에도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쉽사리 새내기주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산은금융지주와 현대오일뱅크, 현대로템, 삼성SDS 등 대어를 비롯해 SK루브리컨츠와 CJ푸드빌, 롯데카드 등 준대어급이 올해를 피해 내년 증시에 명함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오히려 최대의 실적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오늘까지 금융투자업계를 통해 확인한 결과 내년 상장이 예상되는 기업은 70여개가 넘습니다.
 
예년과 달리 자본금이 1000억원을 넘어서는 기업은 17개나 되며, 탄탄한 모기업을 둔 계열사로 안정성을 강조한 기업도 31개에 육박합니다.
 
규모의 확대와 함께 이전 정보기술(IT)와 제조산업의 부품업종에 치중됐던 업종도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카페베네, 신발 멀티숍 ABC마트 등으로 다양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진했던 올해 시장상황은 고려하면 내년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IPO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기적 고수익의 투자처로 매력적인 상장시장에 눈을 돌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입니다.
 
하지만 낮은 절대가격과 불안한 업황, 올해 상장한 대어들의 잇딴 실패 등 우려감속에 투자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은 만큼 기업들의 옥석을 가리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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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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