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내년에도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 동안 비교적 호조를 보인 비수도권 주택시장도 중대형 주택을 중심으로 침체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2013년 주택시장 전망의 4가지 특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과 중대형주택 위주로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관련 대출자의 입장을 고려한 하우스푸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채무상환과 담보자산 매각 등 가계의 부채상환이 계속되며 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들어 예금취급기관의 수도권 가계대출은 지난 2분기 기준으로 4144조원으로 거의 늘지 않았으며, 전국의 가계대출에서 수도권의 비중도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금융위기 직전 최고점에서 지난 10월까지 7% 이상 하락했고 올해들어 하락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 지역에서 부채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부채디플레이션이란 가격하락이 실질채무부담을 늘려 담보자산을 매각하거나 채무를 상환하게 만들어 결국 투자감소와 추가 가격하락을 이끌어 내는 현상을 말한다.
비수도권의 경우 주택시장이 침체 반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 이후 비수도권의 아파트매매 거래량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자산시장에서 거래가 가격을 선행하는 특징을 고려하면 향후 주택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이후 축소된 비수도권 지역의 미분양주택이 올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전환했고, 지난달말까지 6대광역시의 중대형아파트 매매지수가 0.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시장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전세시장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올 10월까지 약 14%포인트 증가했으나 '부동산불패'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며 주택구입수요 대신 전세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중대형주택보다는 소형주택의 매매가격 상승해 이를 대신할 전세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서민들의 주거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거래없는 가격안정 보다는 '거래활성화'에 초점을 둔 부동산 연착률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수도권의 경우 주택대출자의 입장을 고려한 현실적인 하우스푸어대책이 요구되며 비수도권의 경우에도 향후 버블붕괴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구조를 선진국처럼 20년 이상으로 장기화해 가계부담을 경감시키고 연체율을 축소시켜야 할 것"이라며 "갚을 의지가 높은 차주에게는 금융기관이 가계여신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