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채권시장 핵심 전문가들은 12월 셋째 주(17~21일) 3년 국고채 금리 평균치를 2.80~2.94%로 예상했다.
17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유재호 키움증권,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 등 5명의 채권 전문가는 아래와 같은 주간 채권 시장 전망을 내놨다.
주간 채권시장 동향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갈수록 점치기 어려운 채권시장 속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금리상승 제한적, 그러나 짧게 끊어치자”(2.80~2.95%)
금융이 위축되는 시기에 유동성 공급은 실물 경제를 부양시키는데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이제 양적완화는 경기보다 오히려 환율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에 이어 일본도 양적완화를 시사해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원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자산매입은 환율시장 교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경기회복에 의한 금리 상승은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다. 재정절벽 문제는 타협이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금리 상승을 억제할 변수라고 본다.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2.90%대에 접근할 경우 매수관점을 유지하며 장기물보다는 단기물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투자증권 “지금은 채권매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2.83~2.93%)
주요 채권수익률이 1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함에 따라 금리상승 추세로의 전환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최근의 금리상승세는 과도하게 쏠린 경기비관론과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아직 금리상승 추세 전환에 대한 반론이 크지만 시장 컨센서스와 다르게 채권수익률이 이미 저점을 지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반적으로 경기모멘텀이 바뀌는 이른바 턴어라운드 국면에서는 금융시장의 초기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는 법이며 최근의 주가급등 또한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음. 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세와 비교하면 채권시장은 아직 이에 대한 반응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채권시장에서는 경기비관론이 후퇴하고 점차 경기낙관론이 커지면서 금리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충분한 금리상승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서둘러 채권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여전히 중립이하의 듀레이션을 유지하기를 권고한다. 이번 주 채권시장은 최근 금리상승에 따른 저가매수세와 추세전환 인식에 따른 매물출회가 상충되면서 국고채 3년 2.83 ~ 2.93%, 국고채 5년 2.96 ~ 3.06%, 국고채 10년 3.11 ~ 3.21%의 레인지 속에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
◇키움증권 “12월 금통위, 지표 리딩(Reading)”(2.75~2.95%)
12월 금통위는 만장일치 동결 결정했다.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시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약세로 반응했다. 사실 김중수 총재가 명확하게 금리 인하를 시사한 전례도 없을뿐더러, 산업생산과 수출, G2의 일부 지표 개선을 그대로 리딩(Reading)했을 뿐이라고 판단한다.
공교롭게도 전일 FOMC 회의직후 미국채 금리가 간만에 4bp 가량 올랐고, 유럽에서의 진전도 있어서 채권시장 반응이 약세였을 것으로 해석한다. 시장이 기대했던 경기판단 하향 조정이나,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적었기 때문에 금리 상승요인이 두드러졌을 뿐이다.
내년도 금리 인하가 닫혀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 근거는 (1) 재정절벽으로 인한 세계 경기 성장 둔화, (2)긴축후 저성장 굴레의 유럽, (3) 이로 인한 대외 수요 감소가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 (4)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환 방어 대책 중의 하나로 인하 필요성이 증가할 것, (5) 새로이 들어설 정부가 가계부채문제 연착륙을 위해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 (6) 인하의 근거로 2013년 상반기 GDP 갭이 현재보다 더 확대된다는 것 등이다. 따라서 내년 초 금리가 현재 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하며 최근의 금리 상승은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
◇한국투자증권 “센티멘트와 펀더멘털 사이”(2.80~2.90%)
경기회복 기대와 금리저점에 대한 센티멘트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치는 속속 하향 수정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하락하는 등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데이터도 아직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금리가 크게 오른 나라를 찾기 어렵다. 이론적인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글로벌 통화정책은 속속 완화기조로 돌아서고 있다. 단기적으로 금리방향에 센티멘트가 중요하지만 이미 금리조정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추가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현대증권 “심상치 않은 연말 채권시장 분위기”(2.82~2.95%)
연말 한국 및 글로벌 채권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12월 들어 한국 시장금리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야금야금 상승했다. 국고 3년 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으며 장단기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 국채금리도 12월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 약세는 주가 강세를 동반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약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분기 이후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중에서도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시장금리는 일시적으로 상승 전환되곤 했다. 그러나 대외여건 개선이 거짓 시그널임이 확인되면서 시장금리는 상승을 멈추고 하락이 다시 재개됐다. 그렇다면 최근 금리상승도 대외 여건의 거짓 시그널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일까?
2분기 이후 채권시장 강세요인이었던 대외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대외 불확실성 전개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채권시장 강세가 재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2분기 이후 많은 대외 불확실성이 선반영된 상황이며 많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해결을 위해 상당히 진일보 했다는 점은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 약세가 거짓 시그널에 의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지만 한은 총재가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지 않음에 따라 특별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향후 1~2개월 정도는 대내외 여건을 관망하며 동결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은 대외불확실성, 한국 경제의 더딘 회복 속도, 우호적인 수급인식 등은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할 것이다. 또한 호재 선반영, 정책금리 인하 기대 약화, 대외여건의 점진적 개선 기대 등은 금리 하단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시장금리는 당분간 외국인 선물매매, 대내외 주가 및 금리에 연동되어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보이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다. 다만 경기바닥 인식, 대외불확실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등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금리는 하락보다는 상승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